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 주최로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 때문에 한국 기준금리를 더 빠르게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잡히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고 해서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밟는 등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현지에서 기자와 만나 “파월 의장의 발언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그의 발언 때문에 한국의 통화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발표한 경제 전망대로 간다면 현재 금리 인상 속도를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Fed보다 빨리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이란 일각의 전망에 대해선 “한은이 Fed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먼저 종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Fed와 마찬가지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벗어나 4~5%대를 유지하는 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해 한국이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없다”며 “환율 상승을 막으려고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외환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6일 잭슨홀 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근접할 때까지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Fed가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이란 예측이 빗나가자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1000포인트 넘게 미끄러지며 3.03% 하락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37%, 나스닥지수는 3.94% 떨어졌다.

잭슨홀=정인설 특파원/조미현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