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노조 설립 운동에 제동이 걸렸다. 노조 설립을 두고 진행된 두 번째 투표에서 반대 의견이 다수 나오면서 설립이 무산됐다. 기존 노조 측은 아마존이 방해 공작을 벌였다며 투표 결과에 불복하기로 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따르면 지난 1일 아마존의 뉴욕주 스태튼아일랜드 LDJ5 창고에서 노조 결성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380표, 반대 618표로 반대표가 다수를 차지했다. 투표권을 얻은 1600명의 근로자들 가운데 61%(998명)가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달 다른 창고에서 진행한 투표와는 대조적인 결과다. 스태튼아일랜드의 다른 창고에서 진행한 투표에선 찬성표가 55% 나왔다. 이 투표 결과에 따라 지난 달 20일 아마존 내 첫 노조인 아마존노동연합(ALU)이 탄생했다.

ALU는 투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기로 했다. 세스 골든스타인 노조 측 변호사는 “(이 결과에) 불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표 결과에 대해선 오는 9일까지 이의 신청이 가능하다.

ALU는 아마존이 노조 설립을 저지하기 위해 의도적인 방해 공작을 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표를 앞두고 아마존이 근로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모임을 열고 의무 참여를 지시했을 뿐아니라 반노조 전단지를 붙이거나 ‘NO 투표’를 내건 웹사이트 등을 개설했다는 것이다. 노조 활동에 관여한 주최자들을 사측이 징계했다고도 주장했다.

캘리 낸텔 아마존 대변인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LDJ5창고의 투표 결과는 기쁜 소식”이라며 “근로자들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과정에 우리 모두가 계속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존 로건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노동고용 연구 담당 교수는 “두번째 투표는 아마존에 분수령이었다”며 “찬성표가 더 많았다면 스타벅스처럼 들불처럼 퍼져나가는 노조 열풍을 막으려는 사측의 노력이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2월 뉴욕주 버펄로에서 첫 노조가 탄생한 이후 매장 13곳에서 노조 설립 절차가 진행중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