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5월 마지막 거래일에도 하락했다. 국제 유가가 장중 큰 폭으로 뛰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이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과 만나 인플레이션 대응을 주문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2.84포인트(0.67%) 내린 32,990.12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6.09포인트(0.63%) 하락한 4,132.15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9.74포인트(0.41%) 떨어진 12,081.39를 나타냈다.

투자심리는 이날 미 백악관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파월 의장의 회동, 인플레이션 우려와 유가 상승세 등이 반영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파월 의장은 이날 Fed의 인플레이션 억제 역할과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Fed의 독립성을 보장하지만 물가 안정을 이루는 데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측의 회동에 대해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말했다. 디스 NEC 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게 일관되게 강조해온 것, 즉 대통령이 Fed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Fed에게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여지와 독립성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이번 회의에서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동에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배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파월 의장의 회동은 미국이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와중에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최근 Fed가 주목하는 물가 지표인 4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4.9% 상승을 기록해 2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국제 유가가 120달러에 육박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등 공급망 이슈가 여전하다. 이에 따라 Fed의 긴축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강연에서 “향후 수 차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0.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다. 유럽연합(EU)이 전날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부분 금지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힌 여파다. 이번 합의로 수입이 금지된 규모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이날 10년물 금리는 2.87%까지 올랐다.

한편, 지난 한달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 가격은 10% 가까이 뛰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0센트(0.35%) 하락한 배럴당 114.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달간 WTI 근월물 가격은 9.53% 상승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