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멕시칸 음식점 치폴레(Chipotle)가 최근 뉴욕에 첫 ‘디지털 온리 레스토랑’을 열었다. 주문을 받는 곳도, 음식을 만드는 곳도 없다. 픽업과 배달만 가능하다. 소비자는 자체 앱이나 웹사이트, 우버이츠 등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주문한 음식은 로비에서 받아간다. 로비에는 기존 치폴레 매장의 소리와 냄새가 그대로 나고, 주방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레스토랑은 치폴레가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美 치폴레의 '유령 주방' 실험…외식업계 투자자 '입맛' 바꾸다
치폴레는 디지털화에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치폴레는 온라인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유령 주방(고스트 키친)’을 따로 만들었다. 온라인 주문만을 소화하는 주방이다. 오프라인 매장 주문과 겹칠 일이 없어 더 신선한 음식을 빠르게 제공한다. 대기 시간도 기존의 3분의 1로 줄었다.

디지털 전환 덕에 치폴레의 3분기 매출은 작년보다 14.1% 증가한 16억달러를 기록했다. 디지털 매출은 작년보다 202.5% 증가한 7억7640만달러로, 분기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회사 측은 올해 디지털 주문이 25억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변신 덕에 최근 주가는 연초보다 47% 상승한 126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그러나 디지털 부문 성과가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는 지난 16일 치폴레 목표주가를 1514달러에서 1745달러로 높여 잡았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외식업계에서는 온라인 주문을 잘 소화하는 ‘보피스(BOPIS·buy-online-pickup-in-store)’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얘기도 있다. 이와 관련해 커드 가너 치폴레 최고기술경영자(CTO)는 “3분기 온라인을 통한 매출이 작년 대비 세 배 증가하는 등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