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맞댄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인플레 잡을 때까진 금리 인상" 결론
각국 중앙은행 총재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될 때까지 올해 안으로 2회가량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28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유럽중앙은행이 개최한 연례 통화정책 포럼에서 각국 중앙은행 수장은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포럼에는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등이 참석했다. 일본은행 총재가 ECB 정책 포럼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파월 Fed 의장은 이날 "(Fed) 의 통화정책은 오랜 기간 제한적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분기에 나온 데이터를 보면 예상했던 것보다 성장이 강하고 노동시장은 견고하며 인플레이션은 생각보다 높다”며 “이것은 통화정책이 제한적이지만 충분히 제한적이지 않을 수 있으며 제한적이었던 기간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적어도 2회 정도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다만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다다를수록 데이터를 신중하게 분석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ed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점도표를 통해 올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 역시 이에 따른 주장으로 풀이된다.올해 FOMC 정례회의는 다음달을 비롯해 오는 9월, 11월, 12월 등 총 네 차례다.

시장은 여전히 한 차례 추가 인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파월 의장의 언급이 강경하다 보니 두 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그는 "연이은 (FOMC)회의에서 (금리를) 움직이는 방안을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언급은 연준이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연속 인상보다는 인상과 동결을 차례로 반복하며 시장 영향을 신중히 관찰할 것이라는 관측을 뒤엎은 것이다.

라가르드 총재도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포럼 기조연설에서도 그는 "ECB가 가까운 장래에 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고 완전한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전망에 중대한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7월에도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포럼에서 "7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금리인상 중단은 (우리가) 현재 고려하고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가즈오 총재는 올해 통화정책을 변경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확실한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되레 올해 하반기에는 수입 가격이 하락해 인플레이션이 지금보다 더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즈오 총재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 "근원 인플레이션이 아직 2%를 밑돌고 있다"며 "물론 임금 상승률은 2%를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세가 내년에 더 가팔라질 것이란 합리적인 근거가 나오면 긴축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국 중앙은행 수장은 인플레이션의 원인 중 하나로 노동시장을 지목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 노동 시장이 미국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다"며 "인건비가 인플레이션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베일리 BOE 총재도 "노동시장이 과열하면서 핵심 인플레이션이 약화하지 않고 있다"고 동조했다.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은 각기 달랐다. 파월 의장은 탄탄한 노동시장을 기반으로 대규모 실직 사태를 피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경제는 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침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가즈오 총재도 "일본 경제가 상당히 순항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라가르드 총재는 "최근 유로존의 구매관리자지수(PMI)를 살펴보면 회복세가 강력할 것이라고 자신하진 않고 있다"며 "아무리 좋게 평가해도 유럽 경제는 '정체' 상태다"라고 했다. 다만 파월 의장과 라가르드 총재, 베일리 총재는 "가능성이 작더라도 침체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