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업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가 지난 1분기 뉴욕커뮤니티은행(NYCB)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나스닥지수 상장지수펀드(ETF) 풋옵션 비중을 늘리며 미국 주식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일 소로스가 설립한 소로스펀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보유 현황 공시(13F)에 따르면 소로스펀드는 NYCB 지분 147만6000여 주를 모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NYCB는 미국 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 우려를 촉발한 기업이다.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NYCB의 장기 발행회사 채무 불이행 등급을 BBB-에서 BB+로, 무디스는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소로스펀드는 1분기 83개 종목을 사들이고 99개 종목을 전량 매도하는 등 포트폴리오에 큰 변화를 줬다. 1분기 나스닥지수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로스는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풋옵션을 25만5000주(약 1억1300만달러어치) 매수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 분기 3.21%에서 6.31%로 높아졌다. 반대로 중소형주를 편입하는 아이셰어즈 러셀 2000 ETF(IWM)와 IWM 풋옵션은 청산하고 대신 IWM 콜옵션을 매수했다.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의 전환사채를 매입한 것도 눈에 띈다. 전환사채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사채다. 소로스펀드는 2021년 4분기에 리비안 주식을 사들이며 투자를 확대했다가 이듬해 2분기 리비안을 팔고 테슬라와 포드를 신규 매입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리비안 보유 기간 리비안 주가가 반토막이 나 ‘굴욕적인’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소로스펀드는 1분기에 바이오회사 세러벨세라퓨틱스홀딩스,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옥타, 미국 종이포장업체 웨스트락 등 68개의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새로 추가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식음료 공급업체 아라마크, 음식배달업체 도어대시 등 기존에 보유하던 주식 23개의 비중은 확대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