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하버드대 지원자 수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反)유대주의 논란 등 여파로 해석된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2024학년도(가을학기) 신입생 입학 지원자 수가 전년보다 5% 감소한 5만4008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0년 이후 최저치다.

올해 하버드대 지원자가 줄어든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반유대주의 논란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작년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하버드대는 일부 학생을 중심으로 이어진 친(親)팔레스타인 시위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하버드대 기부 중단을 선언하는 이들이 나타났고, 일부 입학 희망자가 등을 돌렸다는 해석이다.

실제 작년 12월 한국의 수시입학에 해당하는 하버드대 조기 전형 지원자 수는 7921명으로 전년보다 17%나 감소했다. 당시 총장이던 클로딘 게이 교수는 논란의 책임을 지고 올해 1월 사임했다.

이와 별도로 하버드대의 동문 자녀 입학 우대(레거시 입학) 제도가 특권이라며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지원자 감소 원인으로 거론된다. 하버드대는 반유대주의 논란과 관련해 미 하원 조사도 받고 있다.

하버드대의 맞수인 예일대는 전년보다 약 10% 많은 5만700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펜실베이니아대 지원자도 전년 대비 9% 늘어난 6만5000명에 달했다. 두 학교 모두 역대 최다 지원자 수를 기록했다. 다만 아이비리그 중 브라운대는 올해 지원자가 4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3.9%가량 감소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