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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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5거래일째 하락
미국·중국 등 수요 둔화 우려


국제 유가가 5거래일째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원유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94달러(4.1%) 급락한 배럴당 69.38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6월말 이후 5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WIT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7월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9달러(3.8%) 내린 배럴당 74.30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역시 7월 초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5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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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와 브렌트유는 5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수석 부사장은 "현재 시장은 공급보다 수요 중심"이라며 "연료 수요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주요 석유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의 각종 경제 지표가 부진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경기가 부진하면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5일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와 정부의 부채 증가 문제에 대해 경고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이 과도한 빚을 내는 게 중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오일프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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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재정부는 곧바로 "중국 거시경제는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또한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54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에서 예측했던 100만 배럴 증가보다 5배 더 많다.

어게인캐피탈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휘발유 수요가 부족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 영향으로 미국 휘발유 선물은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의 고용지표도 예상보다 나빴다. 6일 고용정보업체 ADP가 발표한 11월 미국 비농업 신규 일자리 역시 전달보다 3000개 줄어든 10만3000개로 집계됐다. 월가 전망치인 13만 개를 밑도는 수치다. 고용이 둔화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달러가 2주 만에 최고치로 오른 것도 유가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달러 강세는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구매자의 연료 가격을 더 높여 석유 수요를 줄일 수 있다.

오안다의 애널리스트인 크레이그 얼람은 "트레이더들은 이미 약세를 느끼고 있었다"며 "유가는 5일째 하락세를 보이면서 5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