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내려오는 유럽 물가

"집이 비싸면 짓지 뭐"…잘 나가는 미국 건설주 [나수지의 미나리]
유로존 물가가 점차 안정되고 있습니다. 17일(현지시간) 발표된 10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1%올라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9% 상승해 역시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대비 0.2%, 전년동기대비 4.2%로 모두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유럽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지난달 4.5%, 지난 5월 정점의 5.7%와 비교하면 근원 CPI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 날 유로존 물가가 안정세를 찾으면서 유럽 증시는 일제히 상승마감 했습니다.

10월 미국 신규주택 착공건수

"집이 비싸면 짓지 뭐"…잘 나가는 미국 건설주 [나수지의 미나리]
미국의 주택 건설시장은 예상보다 강력했습니다. 10월 미국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137만 2000건으로 예상치인 134만 5000건을 웃돌았습니다.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했고, 3개월만에 최고치입니다. 신규주택 착공 지표의 선행 지표에 해당하는 착공 허가건수는 10월에 148만 7000건으로 예상치인 145만건을 역시 웃돌았습니다. 미국의 신규 주택 건설 시장이 뜨거운 건 기존 주택이 시장에 좀처럼 매물로 나오지 않고있기 때문입니다. 모기지 금리가 7% 넘게 치솟으면서 기존에 저렴한 금리로 집을 샀던 사람들의 '갈아타기' 수요가 급감했습니다. 높은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존 주택이 시장에 풀리지 않으면서 주택 수요가 신규 주택으로 집중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건설 업체들도 감재 구매자를 유인하기 위해 융자 금리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건설 업체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단독주택 건설 시장 1위인 DR호튼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22% 올랐고, 레나(최근 1개월 주가 상승률 16%) NVR(7.77%)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플라이드, 반도체 수출규제 회피 의혹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주가가 13일(현지시간) 오전 장에서 5%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전일 장 마감 이후 발표한 3분기 실적은 긍정적이었습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2.12달러로 예상치인 1.99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매출은 67억2000만달러로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진 건 로이터의 단독보도 때문이었습니다. 로이터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가 미국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회피해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SMIC에 장비를 공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메사추세츠 공장에서 반도체 첨단 장비를 생산한 후 한국의 자회사로 장비를 보내고, 이를 다시 중국에 반복적으로 보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로이터의 보도에 대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논평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로이터는 "이번 조사가 기소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한다"고 내다봤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