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채권 수익률 상승세…추가 긴축 필요 없을 수도" [Fed 워치]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금리를 더 인상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는 Fed 내부 관계자의 발언이 나왔다. 계속된 채권 수익률 상승세로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5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채권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으로 올해 Fed가 추가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쥐고 있는 위원은 아니다.

그는 "노동시장이 계속 냉각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 수준으로 완화하는 것을 본다면 우리는 어떤 결정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금리를 동결하고 정책의 효과가 계속 작동하도록 그냥 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오늘날과 같은 금리를 유지하더라도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하락하면서 정책은 점점 더 제약적으로 될 것"이라며 "따라서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극적인 정책 대응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데일리 총재는 "지난 90일간 금융 여건이 상당히 긴축됐다"며 "금융 여건이 계속 타이트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우리가 추가 행동에 나설 필요성이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또 "채권 시장이 최근 상당히 긴축됐다"며 "이는 1회 금리 인상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장기 국채 수익률의 상승세가 Fed의 정책 효과를 크게 해주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2007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연 4.9%에 근접했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연 5%를 돌파해 약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른 Fed 인사들도 최근의 채권 시장 변동에 주목했다.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지난 3일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을 더하고 이를 장기간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국채 수익률의 움직임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에 대한 결정에 확실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장 매파적인 인사로 분류되는 미셸 보우먼 Fed 이사도 최근 '향후 통화 정책이 미리 정해진 코스에 놓여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보우먼 이사는 다만 "Fed가 수요 억제(를 위한 긴축)를 완전히 끝내지 않았다고 믿는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완화 흐름이 정체되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적시에 추가 긴축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