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미국 장기채 금리…"장기채 패닉셀링 시작" [나수지의 미나리]
2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오전 장을 뒤흔든 건 채권 금리였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한 때 0.09% 넘게 오른 4.53%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대로라면 10년물 국채 금리가 4.57%를 기록했던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지난주 FOMC에서 매파적인 점도표가 공개된 이후 주말새 이어진 연준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윤제성 뉴욕생명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0년물 미국 국채가 패닉셀링 구간에 들어섰다"며 "금리가 4.75%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미셸 보우먼 이사는 "인플레이션을 적기에 2%로 되돌리려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며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를 되돌릴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내년에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떨어질 가능성이 낮다"며 "임무 완수를 위해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지속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명확하게 억제되었다는 것을 확인하지 않은 이상 추가 금리인상을 배제하면 안된다"며 "인플레이션 2% 목표치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짚었습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통화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금리를 5.25%로 올렸을 때 소비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소비가 견조하다"고 말했습니다.

유가가 오르고 파업이 장기화하는 것도 시장에는 불안요인입니다. 미국 자동차 노조(UAW)는 지난 금요일 파업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간은 3개주, 3개 공장에서만 파업을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20개주 38개 공장에서 파업을 실시합니다. 노조는 협상에 진전이 있는 포드는 추가 파업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CNBC는 "파업 확대 이후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전체 조합원의 13%에 불과하다"며 "파업은 이제 막 시작됐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파업이 조기에 마무리된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파업이 장기화한다면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광범위한 파업이 시작되면 매주 연간 경제성장률(GDP)의 0.05~0.1%가 하락할 것"이고 전망했습니다.

다음달 연방정부 셧다운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 의회는 이달 말까지 정부 자금지원에 동의해야합니다. 현재로서는 압의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게 외신의 분석입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가 폐쇄되면 필수 공무원을 제외하면 무급휴직에 들어갑니다. 대상자만 미국 전역 80만명에 달합니다. 월급이 나오지 않으니 개인 지출을 줄일테고, 정부의 상품 서비스 구매도 둔화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까지 5주동안 정부 부분 셧다운이 발생했을 때는 30만명의 공무원이 무급 휴직에 돌입했습니다. 이로인해 2018년 4분기 경제생산이 0.1%, 2019년 1분기 경제생산이 0.2%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정상화하고 공무원들이 급여를 다시 받으면서 다음 분기에 보충됐습니다. 지난주 FOMC에서 파월 의장도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연방정부 셧다운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며 "금리 결정에 필요한 지표를 확보하기 어려워지는 정도가 리스크"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학자금 대출 상환도 다음달 재개됩니다. 이 역시 월가에선 그 자체로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봅니다. 웰스파고는 "그간 가계가 학자금 상환 유예로 절약한 금액이 전체 소비자 지출의 0.4~0.6%에 불과하다"며 "상환 재개 이후 12개월동안은 미납해도 패널티가 없고, 소득이 적으면 소득의 일부만 상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가동될 예정이어서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4가지 변수가 각각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더라도, 이런 변수들이 한꺼번에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UAW 파업, 연방정부 폐쇄, 학자금 대출 상환재개 각각은 경제에 큰 피해를 입히지 않을만한 요인이지만 고금리로 이미 경제가 냉각중인 상황에서 한꺼번에 악재가 닥친다면 경제상황을 나쁘게 만들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