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원유 재고 17년만 최저"

원유 재고, 17년만 최저치 전망…물가 자극할까 [나수지의 미나리]
12일(현지시간) 오전 미국주식 시장은 원유 가격이 뒤흔들었습니다. OPEC이 월간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4분기 원유 시장에서 수요는 예상보다 줄어들지 않는데, 공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 유가가 치솟았습니다. OPEC은 보고서에서 4분기 평균 원유재고가 하루평균 330만배럴가량 줄어들걸로 봤습니다. 전망대로라면 2007년 이후 가장 큰 원유재고 감소 폭입니다.
원유 재고, 17년만 최저치 전망…물가 자극할까 [나수지의 미나리]
반면 수요는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OPEC은 올해 4분기 원유 수요는 하루평균 24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7%, 내년 2.6%로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세계 경제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기 때문에, 원유 수요도 유지될 것이라고 본겁니다. 장중 WTI가 2.22%오른 89.23달러, 브렌트유가 1.83%오른 92.3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원유 재고, 17년만 최저치 전망…물가 자극할까 [나수지의 미나리]
물가가 오르면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게됩니다. 미국 전국 휘발유 가격은 심리적 저항선인 갤런당 4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바이든의 재선 행보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앞으로의 유가는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과 베네수엘라 이란의 추가 원유 생산 등이 변수로 꼽힙니다. 최근 발표된 중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는 모두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중국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는 유가를 밀어올릴 수 있는 소식입니다. 리비아가 폭풍 피해로 9일부터 4개 석유 수출항을 폐쇄한 것도 공급을 줄일 수 있는 요인입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원유 공급을 늘리기 위해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그간의 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원유 생산을 유도하는겁니다. 미국의 추가 규제 완화 기대감에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도 상승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원유 재고, 17년만 최저치 전망…물가 자극할까 [나수지의 미나리]

오라클, 부진한 AI가 발목

오라클이 부진한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장중 13%이상 급락했습니다. 오라클은 회계연도 1분기(6~8월) 실적 발표에서 주당순이익이 1.19달러라고 발표했습니다. 예상치인 1.15달러를 소폭웃돌았습니다. 매출은 124억5000만달러로 예상치인 124억7000만달러를 밑돌았습니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인공지능(AI) 관련 클라우드 매출 성장이 둔화한 게 특히 뼈아팠습니다. 오라클의 AI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지난 분기 46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0% 늘었습니다. 높은 숫자이기는 하지만, 전분기 이 사업부 매출이 54% 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둔화한겁니다. 여기에 다음 분기에도 클라우드 부문이 매출이 30%가량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까지 내놨습니다. 다음 분기 실적 가이던스도 시장의 예상인 1.34달러보다 낮은 1.30~1.34달러 사이로 예상했습니다. 매출도 5~7% 늘어 시장 기대치인 8% 성장보다 성장이 둔화할걸로 내다봤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