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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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앙’ 역할을 한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 기한을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비구이위안은 당장 급한 불을 껐지만 앞으로 채권 만기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는 계속될 전망이다.

급한불 끈 비구이위안, 7000억원 상환 유예
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비구이위안 채권단은 지난 1일 표결을 거쳐 39억위안(약 7089억원) 규모의 비구이위안 위안화 회사채 상환 기한을 2026년으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찬성표는 56.08%였으며 반대는 43.64%, 기권은 0.28%로 집계됐다.

비구이위안은 9월 2일 만기 도래하는 이 회사채 상환 기간을 3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는 방안을 채권자들에게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한 표결은 지난달 25일 예정됐으나 두 차례 연기됐다가 이번에 진행됐다.

채권단의 상환 유예 결정으로 비구이위안은 한 차례 고비를 넘기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결정에 대해 “금융 시장에 좋은 소식”이라며 “중국 정부 역시 부동산 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까지 중국 1위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비구이위안이 올해 디폴트 위기에 빠지면서 중국 경제도 혼란에 휩싸였다. 이에 중국 정부도 각종 정책을 동원해 부동산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저우하오 궈타이쥔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인하하고 구매자들의 주택 구매 문턱을 낮추면서 앞으로 몇 달간 대도시 부동산 시장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현금 흐름이 어떻게 개선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구이위안이 이번 회사채 상환 연기로 디폴트를 피할 시간을 벌긴 했지만, 위기는 여전히 남아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달 7일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달러 규모 외화채권 2종의 이자 2250만달러(약 297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 채권의 상환 유예기간은 다음주에 끝이 난다.

이뿐만 아니라 비구이위안이 내년 초까지 갚아야 할 채권 원리금 총액은 157억200만위안(약 2조85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구이위안은 회사 자산을 매각하거나 채권단에 유예를 요청하는 등 방식으로 위기 돌파를 시도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중국의 부동산 경기 회복이 필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