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의 예상치를 소폭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중심이 제품에서 서비스로 옮겨 가면서 나타난 결과다. 경제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가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도 이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노동부는 11일(현지시간)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0.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0.7%)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하며 다우존스의 전망치(0.2%)를 소폭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PI도 전년 대비 2.7% 오르며 6월 상승률을 유지했다.

서비스 비용이 상승하면서 PPI 지수도 치솟았다. 7월 서비스 비용은 한 달간 0.5% 상승했다. 특히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 비용이 7.6% 증가하면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무역 서비스 비용은 0.7% 상승했고, 운송 및 창고 서비스 비용은 지난달 0.5%가량 올랐다.

지난해 6월 이후 내리 하락세였던 PPI가 반등하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보통 생산자 물가는 약 1~2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작년 6월 PPI는 전년 대비 11.3% 상승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지난 6월(0.1%)까지 하락하다 지난달 반등한 것이다. 다음 달 소비자물가지수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다만 제품 가격이 꾸준히 내려앉으며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품의 초기 가격을 결정하는 가공품 비용은 7월 한 달간 0.6% 줄어들며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공급망이 안정을 되찾고, 국외의 수요도 안정세를 되찾았다"며 "현재로선 유가만 생산자물가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