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국 증시 마감 후 가장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건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구글)이었습니다. 두 기업은 모두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엇갈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당순이익(EPS)은 2.6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월가 에상치는 2.55달러였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은겁니다. 클라우드 사업부가 26% 성장한 게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야심차게 밀었던 검색엔진 '빙'의 부진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빙에 챗 GPT를 결합해 구글을 위협하려했지만 검색엔진 점유율은 구글 90%, 빙 3%로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빙의 뉴스광고부문 매출은 8% 성장하는 데 그쳤습니다.

알파벳은 EPS 1.44달러로 예상치 1.34달러를 뛰어넘었습니다. 동력은 전년대비 매출이 28% 성장한 구글 클라우드였습니다. 기대를 웃도는 실적에 모건스탠리는 알파벳의 목표주가를 155달러로 높여잡았습니다. 유튜브 광고매출이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로 돌아선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떠오르는 일본 상업용 부동산 시장

미국을 비롯한 각국 상업용 부동산은 차갑게 얼어붙었습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데다,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더 이상 사무실을 필요로하지않는 기업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다릅니다. 미국을 비롯해 런던 싱가포르등 외국계 자본이 돈을 싸들고 일본 부동산으로 몰러들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본 오피스 투자 금액은 지난 1분기 4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배로 늘었습니다.

일본 상업용 부동산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크게 네가지입니다. 첫번째는 낮은 공실률입니다. 도쿄 중심가의 공실률은 6%에 불과합니다. 2분기 말 기준으로 뉴욕 맨해튼의 공실률이 16%, 샌프란시스코 공실률이 32%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입니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역사적으로 엔화가치가 저평가된 상태여서 그렇습니다. 세계 각국은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지만 일본은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에 머물러있습니다. 시장에 풀린 엔화는 점점 늘어나는데 달러화는 점점 줄어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럴수록 엔화의 가치는 떨어지겠죠. 이런 이유때문에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일본 부동산은 '폭탄 세일' 중입니다. 달러로 표시된 건물 가격이 크게 낮아진 셈이니까요.

세번째 이유 역시 일본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과 맞닿아있습니다. 기관투자가들은 현지 부동산 투자를 할 때 해당 국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기준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입니다. 그만큼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자금조달 비용이 낮다는 이야기입니다. 돈을 끌어다 쓰기 좋은 환경인만큼 투자도 쉽습니다.

일본 상업용 부동산이 주목받는 마지막 이유는 일본의 근로 문화 때문입니다. 일본은 평균적으로 거주용 부동산 면적이 좁습니다. 회사에서 회의를 하거나 보고를 할 때는 얼굴을 보고 예의를 갖춰야한다는 의식도 강합니다. 그만큼 코로나 이후에 재택근무에서 벗어나 사무실출근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일본 기업의 사무실 복귀율은 75%를 넘지만 미국은 50%에 불과합니다.

이런 이유때문에 미국 기관투자가 자금은 자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떠나 일본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공실률도 높고 부실이 심화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는겁니다. 대표적인 게 블랙록입니다. 블랙록은 올 초 일본 현지 미즈호 은행 대출로 도쿄 중심부의 17층 오피스 건물에 투자했습니다. 싱가포르계 케펠은 지난해 11월, 실크로드 에쿼티는 올 4월에 도쿄 오피스 건물에 투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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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