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것으로 확인되면서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언급한 ‘기준금리 연속 인상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 여파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16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고, 뉴욕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국채 금리 2007년 이후 최고치

고용 뜨겁다못해 '활활'…美 금리 연속 인상하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장중 연 5.120%까지 상승해(국채 가격 하락)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상승폭을 소폭 줄여 연 4.987%로 장을 마감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연 4.035%로 올라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지역은행 연쇄 위기 이후 4개월 만에 4%대를 찍었다.

이날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것은 노동시장이 견고한 흐름을 보인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인 ADP는 개장 전 6월 민간 고용이 전월 대비 49만7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가 전망치인 22만8000명의 두 배를 넘는 수치로, 지난해 7월 이후 최대폭 증가다.

뜻밖의 노동시장 강세는 시장에 ‘긴축 공포’를 불러왔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9일 “연속적인 금리 변동 가능성을 논의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오는 25~26일과 9월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이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노동시장 강세’를 들었는데, 이번 ADP 조사에서 이런 흐름이 확인된 것이다.

나디아 로벨 UBS글로벌 미국주식 수석전략가는 “데이터를 통해 7월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것 같고 9월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시장에서는 9월까지 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번 인상할 확률을 27%로 점쳤다. 전날보다 8.9%포인트 오른 수치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S&P500지수는 0.79% 내린 4411.59에 거래를 마쳤다.

○‘테일러 준칙’ 창시자도 “금리 더 올려야”

중앙은행이 금리를 결정할 때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른바 ‘테일러 준칙’을 개발한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도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일러 교수는 이날 미국자본형성위원회(ACCF) 주최 온라인 세미나에서 “지난 두어 해 동안 큰 폭의 (기준금리) 조정이 있었지만, 좀 더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Fed가 금리 인상을 시작한 시점도 늦었다고 평가했다. 테일러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고 코로나19 팬데믹 효과가 약해지는 동안에도 통화정책 결정권자들이 ‘제로 금리’를 유지했다”며 “Fed가 행동 수칙을 따르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뉴욕에서 열린 중앙은행 연구협회(CBRA) 연례 회의에 참석해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FOMC 목표 달성을 위해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엽/신정은/오현우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