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친환경 패밀리카 선두주자 리오토…"중국판 테슬라 키운다" [글로벌 종목탐구]
중국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리오토의 창업자 리샹(Li Xiang·42)은 컴퓨터를 가지고 놀다가 10대에 창업 전선에 뛰어든 ‘장사꾼’이다.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사업에 몰두한 그는 ‘오토홈’과 ‘리오토’를 모두 뉴욕 증시에 상장시키는 수완을 발휘했다. 특히 리오토는 ‘고급 패밀리카’를 컨셉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리오토의 창업자 리샹(Li Xiang) 회장
리오토의 창업자 리샹(Li Xiang) 회장

친환경SUV 석권한 리오토

리오토는 샤오펑·니오와 함께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3대장으로 불린다. 리오토는 지난 4월 전년 동기 대비 516% 늘어난 2만5681대 차량을 인도하는데 성공했다. 프리미엄 전기차를 월 2만5000대 이상 판매한 첫 중국 토종 전기차 브랜드가 됐다. 이는 지난 2월 출시된 5인승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L7이 리오토 선전 덕분이다. 리오토의 L7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일종인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로, 한번 충전으로 최장 1315㎞를 달린다. 프리미엄 SUV에 긴 주행거리까지 장착하면서 패밀리카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것이다. 리샹 의장은 “L7 판매량이 출시 한 달 만에 1만대 이상을 넘겼다”며 “올해 1분기 신에너지차와 SUV 프리미엄 부문에서 선두를 차지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中 친환경 패밀리카 선두주자 리오토…"중국판 테슬라 키운다" [글로벌 종목탐구]
2020년 7월30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리오토는 현재 시가총액이 340억달러(44조4144억원)에 달한다. 27일(현지시간) 기준 주가는 34.71달러다. 중국 기업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작년 10월 주가가 12.51달러까지 빠졌지만, 이후 177%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리오토는 올해 공격적인 판매량 목표치를 발표한 상태다. 올해 L7·L8·L9 제품 라인업을 기반으로 중국의 30만~50만위안 가격대의 SUV 시장에서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해 약 28만~3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적자 늪에 빠져 있는 샤오펑·니오와 달리 리오토는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소품종 대량생산’을 추구하고 있어서 원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격인하 경쟁에서도 리오토가 가장 느긋하다. 이는 리오토가 매니아층이 두터운 대형 SUV 시장에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2025년까지 연간 100만대 판다

리오토의 성공에는 리샹 의장의 리더십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리샹은 ”중국인과 중국시장의 수요에 맞는 전기차는 중국인이 가장 잘 만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을 새롭게 개척했다. 리오토가 미국 증시에 상장한 이후 그의 재산가치는 크게 불었고, 중국 후룬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2023 후룬 세계 부호 명단’에서 자산 가치 350억 위안(약 6조7100억 원)으로 583위에 올랐다. 리오토의 전기차는 안전성·주행거리·성능·디자인 전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IT거물들의 측면 지원도 리오토에겐 든든한 자산이다. 중국 최대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퇀의 공동 창업자 왕싱과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 등이 리오토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리샹 의장은 투자 유치 후 인터뷰에서 “메이퇀과 바이트댄스의 투자가 없었다면 꽤 곤란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中 친환경 패밀리카 선두주자 리오토…"중국판 테슬라 키운다" [글로벌 종목탐구]
리오토는 2025년까지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고 성장하고 있는 점도 호재다. 2025년 전세계 전기차 시장은 2200만대의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중 1000만대는 중국에서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확대를 위해 리오토는 제품군 다양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현재까지 SUV에만 집중하던 리오토는 올해부터 순수전기차를 매년 2종씩 출시키로 했다. 시장에선 다목적차량(MPV)와 저가인 엔트리급 차량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럭셔리 SUV 브랜드를 넘어서서 시장확대를 꾀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판 테슬라를 키우겠다는 리샹의 야심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