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스탠리 드러켄밀러
미국의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미국 경제를 둘러싼 거품을 경고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드러켄밀러는 "지난 10년 동안 이어진 파격적인 양적완화와 제로금리가 자산 시장에 거대한 거품을 만들었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거품이 터지기 직전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날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투자 컨퍼런스에 참석해 미국 경제가 역사상 가장 큰 거품 붕괴의 마지막 단계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년, 11년 동안 제로금리가 지속된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팬데믹 당시 무려 5조 달러를 지출했다"면서 "자산 시장에 거품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이 지난해부터 10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려 미국의 기준금리가 5.00%~5.25%까지 높아졌다"면서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제로금리 시대에 만들어진 거대한 거품이 곧 터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미국 경제가 올해 2분기에 이미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시장을 강타한 경기침체보다는 약하겠지만 연착륙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투자자들이 앞으로 인공지능(AI) 관련주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터진 이후부터 기술주들이 주목을 받으며 시장을 지배했다"면서 "2000년대와 마찬가지로 이번 경기침체가 지나가고 나면 기술주 대신 AI가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챗GPT'의 등장 이후 글로벌 증시에서는 AI 광풍이 불고 있다. 앞서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라이베리에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성장주 시가총액 2조 5,000억 달러 가운데 약 7,000억 달러가 AI 관련주에 대한 베팅으로 늘어났다.

이를 두고 드러켄밀러는 "AI 관련주 가운데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망할 것"이라며 "특히 엔비디아는 심각한 경기침체 시기에 포트폴리오를 방어할 수 있는 주식"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자신이 이끄는 회사 역시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엔비디아는 전일 대비 1.99% 하락한 285.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CNBC)


홍성진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