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은행 대출 사상최대 감소…그래도 파월은 또 긴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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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CPI와 은행 실적이 긴축 속도 결정 / 美증시 주간전망
![이미 은행 대출 사상최대 감소…그래도 파월은 또 긴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01.33118779.1.jpg)
'노 랜딩'(무착륙)이나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은 추억의 드라마 제목이 됐습니다. 주인공은 자주 교체돼도 인플레이션이라는 존재는 건재합니다.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처럼 사라지지 않고 존재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 경기침체가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조연도 아닌 엑스트라급으로 전락했다가 주연급으로 돌아왔습니다.
'긴축 드라마 시즌2'에선 인플레이션과 침체 간의 치열한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누가 주연 자리에 오르느냐에 따라 긴축 드라마 결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인플레 우려가 커지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계속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침체 분위기가 확산하면 금리 동결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번주에 소화할 수많은 일정과 지표가 그 결말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해당 지표가 나올 때마다 시장은 인플레와 침체 중 어느 한 쪽으로 급격히 기울 수 있습니다.
변화무쌍한 긴축 드라마를 중심으로 이번주 주요 이슈와 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인플레 3총사의 향방은
![이미 은행 대출 사상최대 감소…그래도 파월은 또 긴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01.33118747.1.jpg)
3월 CPI는 2월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할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습니다. 전년 동기대비 상승률이 2월에 6%에서 3월에 5.2%로 떨어진다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입니다. 전쟁의 '역(逆) 기저효과' 때문입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같은해 3월부터 물가가 크게 올라 올해 3월부터 인플레가 둔화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이미 은행 대출 사상최대 감소…그래도 파월은 또 긴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01.33118754.1.jpg)
근원물가가 시장예상보다 낮아 헤드라인 물가와 근원물가의 역전현상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시장엔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이미 은행 대출 사상최대 감소…그래도 파월은 또 긴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01.33118753.1.jpg)
인플레 3총사의 결과에 따라 인플레 우려가 커지느냐 잠잠해지느냐가 어느 정도 결정될 전망입니다.
인플레에 맞서는 침체 3대 지표
![이미 은행 대출 사상최대 감소…그래도 파월은 또 긴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01.33118751.1.jpg)
첫째는 10~16일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및 월드뱅크(WB) 연차 총회입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도 함께 열립니다.
이 행사에서 IMF는 11일에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합니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예바 IMF 총재는 비관론을 쏟아낸 바 있습니다. "앞으로 5년 간 세계 성장률이 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중기 성장 전망입니다. 올 1월엔 세계 성장률을 2.7%에서 2.9%로 올렸는데 이번엔 어떻게 조정할 지가 관심입니다. 같은날 IMF는 금융안정보고서도 발표합니다.
![이미 은행 대출 사상최대 감소…그래도 파월은 또 긴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01.33118761.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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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1분기 대형은행들의 실적은 견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은행 위기의 직격탄은 중소형 은행에 집중됐기 때문입니다. 대형은행들은 중소형은행에 비해 부실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율도 낮습니다.
![이미 은행 대출 사상최대 감소…그래도 파월은 또 긴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01.33118770.1.jpg)
이 부분에 대해 은행들이 어느 수위의 발언을 하느냐가 침체 우려를 키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Fed가 은행 위기 조장?
제로금리인 수시입출식 예금에 은행에 돈을 맡기던 미국인들이 변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SVB) 파산을 계기로 많은 예금자들이 5%에 가까운 머니마켓펀드(MMF)로 돈을 옮기고 있습니다. 그 돈은 Fed의 '역 레포(Repo)'를 통해 Fed로 흡수되고 있습니다.![이미 은행 대출 사상최대 감소…그래도 파월은 또 긴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01.33118788.1.jpg)
![이미 은행 대출 사상최대 감소…그래도 파월은 또 긴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01.33118768.1.jpg)
과거엔 은행 예금이 MMF로 몰려도 자금이 은행 시스템 내에서 순환했습니다. MMF가 양도성예금증서(CD) 같은 증권에 투자하면 돈을 받은 금융사는 다시 은행 예금에 예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젠 이 돈이 역레포를 통해 Fed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양적완화 시대 안전장치였던 '역 레포(Repo)'가 양적긴축 시대의 긴축수단이 되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은행의 유동성 위기만 생각하면 Fed는 역 레포 금리를 내리거나 역 레포 한도를 줄여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Fed가 가지고 있는 국채를 사 줄 큰 주체가 하나 사라집니다. MMF가 역레포를 통해 미 국채를 가져가지 않으면 가뜩이나 줄고 있는 미 국채 매수세가 급감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때문에 은행 위기가 악화하지 않는 한 Fed는 역 레포에 대한 미시적 조정만 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캐 동맹은 이어질까
![이미 은행 대출 사상최대 감소…그래도 파월은 또 긴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01.33118776.1.jpg)
CPI가 나오는 12일엔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가 연설을 합니다. 이밖에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Fed 인사들의 발언이 쏟아질 전망입니다. 같은날엔 3월 FOMC 의사록도 공개됩니다.
한국과 캐나다의 통화정책 동맹이 굳건하게 지속될 지도 관심입니다. 두 나라는 미국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먼저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중단했습니다. 한국은 한국시간으로 11일에 금리를 결정합니다.
캐나다는 12일에 통화정책회의를 엽니다. 두 나라 모두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에선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번주를 날짜별로 정리하면 거의 매일 인플레와 침체 간의 'A매치 데이'입니다. 1주일 내내 IMF 연차총회가 있고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보자면 10일엔 한국의 기준금리 결정이 있습니다.
![이미 은행 대출 사상최대 감소…그래도 파월은 또 긴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01.33118775.1.jpg)
![이미 은행 대출 사상최대 감소…그래도 파월은 또 긴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01.33118774.1.jpg)
14일은 침체 여부를 보여줄 대형 은행의 실적과 3월 소매판매가 발표됩니다. 인플레 지표인 미시간대의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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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발 위기가 그런 위험성을 예고해준 셈입니다. 은행 대출 축소로 끄덕없던 노동시장도 둔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더 많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시장의 생각입니다. 인플레가 강하냐 침체 기운이 더 세냐를 지켜봐야 합니다. 인플레와 침체의 맞대결 결과가 어떻게 될 지가 향후 Fed의 긴축 속도를 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아래 영상을 보면 더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 '정인설의 워싱턴나우'는 매주 월요일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인 '한경 글로벌마켓'에서 유튜브 영상과 온라인 기사로 찾아뵙고 있습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