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긴축 공포가 퍼지며 일제히 급락했다. 3대 지수 모두 낙폭이 올해 들어 가장 컸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97.10포인트(2.06%) 하락한 33,129.59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1.75포인트(2.00%) 떨어진 3,997.34에, 나스닥지수는 294.97포인트(2.50%) 밀린 11,492.30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는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시장에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를 앞두고 긴축 경계감이 재차 고조됐다. 앞서 미 중앙은행(Fed) 위원들이 '빅스텝(한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최근 발표된 고용과 물가지표가 Fed의 매파적 기조에 명분을 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Fed가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24%로 반영했다. 전날의 18%보다 높여 잡았다. 다음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뒤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당초 시장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점도 이같은 우려를 키웠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미국 서비스업과 제조업을 합산한 PMI는 50.2를 기록해 월가 예상치(47.5)를 웃돌았다. 서비스업 PMI는 50.5로 최근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PMI가 50보다 크면 경기 확장을 뜻한다. Fed의 긴축에도 경기가 확장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금리 공포에 채권 시장도 요동쳤다. 금리 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74%까지 뛰었다. 전일 대비 10bp(1bp=0.01%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4bp 가까이 올라 3.96%까지 치솟았다. 2년물과 10년물 모두 작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통기업들이 실적 전망치를 낮춘 점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미국 대표적 소매업체 홈디포는 월가 예상과 달리 연간 주당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에 주가는 7% 넘게 빠졌다. 월마트는 올해 동일 점포 매출이 2~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시장 전망치(3% 증가)를 밑돌았다. 향후 1년간 주당순이익도 월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날 월마트 주가는 0.6% 상승에 그쳤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임의소비재의 낙폭이 3%대로 가장 컸다. 애플(-2.67%), 알파벳(-2.71%), 마이크로소프트(-2.1%) 등 기술주도 부진했다. 인텔(-5.58%), 엔비디아(-3.42%), AMD(-2.23%) 등 반도체주도 급락했다. 테슬라도 중국 판매 감소 영향에 5% 넘게 밀렸다. 루시드(-9.47%), 리비안(-5.59%), 니콜라(-5.38%) 등 다른 전기차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전날 뉴욕증시는 '대통령의 날'로 휴장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