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인공지능(AI) 경쟁이 구글의 취약한 사업모델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검색 결과를 기반으로 하는 수익 모델이 AI 챗봇으로 인해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에서 리서지 조직을 담당하고 있는 브렛 윈턴 최고미래학자는 19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구글의 딜레마는 AI 챗봇을 갖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며 "AI로 전환하는 과정에 검색 사업의 비용은 증가하고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구글의 주력사업인 검색엔진은 검색 결과를 통해 이용자를 여러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게 하면서 광고 수익을 얻는다. 사용자가 검색하는 여러가지 질문을 분석해 표적 광고를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려왔다.

이같은 구글 검색사업의 수익모델이 AI 챗봇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게 윈턴의 분석이다. 그는 "AI 챗봇은 사용자에게 최종적인 답을 전달해 버린다"며 "사용자들은 인터넷 세계의 관문 역할을 하던 검색을 이제 더 이상 일상적으로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가 AI 챗봇에 물어서 답을 구하면 더이상 검색 결과를 찾아보지 않게 되고, 구글의 수익모델은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와 비슷한 기술을 적용한 검색엔진 빙의 새 버전을 내놨고, 구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챗봇 바드를 소개하며 맞불을 놓았다. 다만 구글이 바드를 시연할 때 잘못된 답을 내놨다는 것이 알려지며 구글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사이의 AI 기반 검색엔진 경쟁이 반드시 한쪽이 이기는 구조는 아니라는 분석도 내놨다. 윈턴은 "구글의 사업모델은 깨지기 쉽지만 그것이 반드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글이 AI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게 되면 클라우드 플랫폼 파트너인 엔비디아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윈턴은 "앞으로 AI에 막대한 돈이 투자될 것"이라면서 "인터넷이 처음 소개됐을 때 시장의 승자는 인터넷 기업이 아니라 장비업체 시스코였다"고 말했다. 결국 초기에는 인프라 구축에 필수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서 앞서있는 반도체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