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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파이어족을 꿈꾸며 주식투자 중이다. 그가 최근 꾸준히 사들이는 종목은 미국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리얼티인컴’이다. 그는 “시세 차익으로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게 어렵다 보니 월배당주에 투자하고 있다”며 “1000주 이상 구매해 매달 30만원 넘는 배당수익을 얻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리츠를 비롯한 미국 월배당주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긴축 우려에 증시가 불안하자 배당금을 통해 확실한 수익을 거두는 투자가 떠오르는 모양새다.

○리얼티인컴 순매수 6위 '등극'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리츠주 ‘리얼티인컴’ 1801만달러(약251억53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체 미국 주식 중 순매수액 기준 6위를 기록했다. 올 들어 8월까지는 50위권 안에 없었다.

리얼티인컴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월배당 근본주’로 불리고 있다. 배당금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서다. 올해 9월 주당 배당금은 0.258달러다. 작년 9월(0.236달러)보다 올랐다. 이에 비해 주가는 부진해 배당수익률은 높아지는 중이다. 배당수익률은 주당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이다. 분모인 주가가 낮아지면 배당수익률이 높아진다. 리얼티인컴 주가는 최근 1년 간 3.12% 내렸다. 배당수익률은 작년 9월 4.29%에서 이달 4.72%로 올랐다.

긴축 우려에 증시가 불안하자 수익이 확실한 월배당주를 찾는 개인 투자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매파적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뉴욕증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국 S&P500지수는 최근 1개월 간 6.82% 하락했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경기침체 이슈에도 리얼티인컴, 스토어캐피털 등 넷리스 리츠는 배당과 주가를 모두 고려할 때 최근 수익률이 양호한 편”이라며 “이러한 점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넷리스 리츠는 임차인에게 재산세, 유지보수비, 보험료 등을 부과하는 리츠다. 변동비용을 부담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정적 배당수익을 거둘 수 있다.

○월배당 ‘든든한’ ETF도 인기

증시 하향세 속 미국 배당성장주, 국채 등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인기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미국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ETF인 ‘슈와브 US 배당에쿼티’를 1526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순매수액 순위는 8위다. 20년 이상의 미국 초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20+이어트레저리본드 ETF’도 이달 순매수 16위를 기록했다. 순매수액은 903만달러다. 대표적 배당형 ETF 중 하나인 ‘JP모간 이쿼티프리미엄인컴’도 순매수 19위를 기록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팀 부장은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경기 침체 신호가 확대되는 시기엔 예측 가능한 투자 성과를 추구하는 게 현명한 투자법일 수 있다”며 “월배당주는 투자 자산에서 발생한 배당을 빠르게 현금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