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가 코로나19 확산 탓에 중단했던 카풀(승차 공유) 서비스를 2년 만에 재개하자 차량공유업체에 대한 월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가 침체에 빠져도 차량공유 서비스 이용 수요는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양대 차량공유업체인 우버와 리프트를 ‘톱픽’으로 꼽기 시작했다.
리프트 이어 우버도 '카풀' 재개…투자은행, 앞다퉈 "지금 사볼 만"

코로나19로 폭락…주가 매력적

우버는 지난 21일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9개 대도시 지역에서 카풀 서비스 ‘우버엑스 셰어’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카풀 서비스 재개는 2020년 3월 코로나19 유행으로 서비스를 중단한 뒤 2년여 만이다. 다른 승객과 동승하는 방식으로 우버의 차량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면 20%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엔 우버의 경쟁사인 리프트가 카풀 서비스 재개를 결정했다.

올 들어 차량공유업체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연초 기대와 달리 고유가와 고용난이 겹쳐 차량 공유 플랫폼에서 활동할 운전자를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주가는 반토막 났다. 연초(1월 4일) 44.42달러였던 우버 주가는 22일(현지시간) 21.50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리프트 주가는 44.90달러에서 14.83달러로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약세장 국면에서도 차량공유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23일 투자정보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미국 투자사 에버코어ISI는 우버와 리프트 모두에 ‘매수’ 의견을 냈다. 미국 투자은행 니덤도 22일 우버에 ‘매수’ 평가를 제시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지난 8일 우버 목표주가를 48달러에서 5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리오프닝에 이용량 증가

투자업계가 차량공유업계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최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긍정적이었다. 에버코어ISI의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설문 응답자의 42%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12월 집계했던 수치인 37%보다 늘었다.

마크 매허니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는 “향후 차량 공유 서비스 이용 경험 비율은 60%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매주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28%로 2019년 12월(13%) 대비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버니 맥테넌 니덤 애널리스트는 “설문 결과에 따르면 Z세대가 베이비붐 세대보다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며 “장기적으로 이용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차량 공유 서비스 예약 건수는 2019년 대비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타격도 다른 업계보다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란 분석이다. 니덤의 분석에 따르면 가격 부담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 사용을 줄인 경우는 서비스 이용 횟수가 한 달에 5회 미만인 이용자군에 집중돼 있었다. 차량공유 서비스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출퇴근하는 경우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져도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것이란 얘기다. 인플레이션으로 가격이 뛴 차량을 구매하는 대신 카풀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투자 위험 요인도 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 수요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4월 3만 명대까지 가라앉았던 미국의 하루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들어 9만 명대로 늘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