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2월 수출 증가율이 춘제(설) 연휴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 6개월 만에 10%대로 내려갔다. 작년 1~2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선진국발(發) 주문이 폭주하며 60% 급증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내려갔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은 올해 1~2월 중국의 수출이 5337억달러(약 668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3%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증가율은 2020년 10월 11.4%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다.

중국의 수출은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폭발적으로 늘었다. 중국이 코로나19를 선제적으로 통제한 반면 주요국 공장들이 여전히 정상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요 회복에 대비한 주문이 중국에 집중된 덕분이다.

중국의 작년 1~2월 수출 증가율은 60.6%에 달했다. 중국은 춘제 연휴가 있는 1~2월에 착시를 방지하기 위해 주요 경제지표를 묶어서 발표한다. 작년 월간 수출 증가율은 7월의 19.3%를 빼고 모두 20% 이상을 유지했다. 연간 수출 증가율도 21.2%를 달성했다.

성장의 3대 축인 수출과 소비, 투자 가운데 소비와 투자가 계속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이 홀로 경기를 지탱해 왔다. 올해는 기저효과가 줄어드는데다 주요국 생산이 정상화하면서 수출 증가세가 작년보다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국의 1∼2월 수입은 4287억달러(약 52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이 역시 작년 12월(19.5%)에서 대폭 후퇴한 것이다. 중국은 1∼2월 무역수지 흑자는 1159억달러(약 142조원)로 집계됐다.

1∼2월 중국과 러시아 간 무역은 264억3100만달러(약 32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38.5% 증가했다. 중국의 러시아 수출은 41.5% 증가한 126억1700만달러, 러시아의 중국 수출은 35.8% 증가한 138억13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국과 미국의 무역은 전년 동기보다 12.3% 증가한 1233억1700만달러(약 151조원)를 기록했다. 중국의 미국 수출은 13.8% 증가한 915억4400만달러, 미국의 중국 수출은 8.3% 증가한 317억7200만 달러로 조사됐다.

로이터통신은 "긴 춘제 연휴로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둔화했다"며 "시장 전망치는 웃돌았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올해 글로벌 무역에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중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시장에 수출하는 중국 업체들은 선적을 미루고 있으며 러시아와 거래하는 일부 공장들은 다음 선적에 앞서 대금 결제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톈윈 베이징경제운용협회 부회장은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중국과 유럽 간 무역이 지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로이터에 "우크라이나 위기가 중국-유럽연합(EU) 간 화물열차 서비스를 중지시키거나 운행 지연으로 이어진다면 양측 간 무역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