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서부 사막지대에 총 450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풍력 발전 단지를 조성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주요 어젠다인 '2030 탄소정점·2060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주요 조치 중 하나로 분석된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은 전날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고비사막 등에 세계 최대 규모인 450GW의 신에너지 발전소를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1GW는 일반적인 원자력발전기 1기의 발전 용량이다. 발개위는 중국 경제 계획을 총괄하는 기구이며, 허 주임은 시 주석의 핵심 측근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의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발전 용량을 1200GW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작년 말까지 태양광 306GW, 풍력 328GW의 발전용량을 갖췄으며 이미 사막 지대에 100GW의 태양광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허 주임은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고효율 석탄 발전과 초고압 송전망에 대한 투자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날씨에 영향을 받는 신에너지 발전을 보충하기 위해 석탄 발전 비율을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한다"며 "효율이 낮은 석탄 발전기를 고효율 장비로 계속 교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주임은 또 탄소중립 정책과 관련해 "돌격대 식의 무리한 탄소 저감 운동을 벌이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이번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적당한 탄력성'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지나치게 경직된 탄소배출 저감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국적 전력난이 발생하는 등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 올해는 중국이 5.5% 성장 목표를 내놓으면서 환경보호를 후순위로 둘 것이란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탄소 감축보다는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