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이 2023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투자회사 인디펜던트솔루션스웰스매니지먼트의 폴 믹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의 심각성이 과소 평가되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믹스 매니저는 닷컴 버블 때 메릴린치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 펀드를 운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믹스 매니저는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한 일부 기업은 제품을 출하하지 못할 것”이라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이들 기업의 주가가 아주 많이 올랐기 때문에 하락폭이 매우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꾸준히 올랐다. 미국 반도체산업에 투자하는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벡터스 세미컨덕터 ETF’는 지난 6개월간 35% 상승했다.

믹스 매니저는 지난해 6월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본격화하기 몇 달 전부터 반도체 제조기업들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렸다. 그는 여전히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개인투자자가 반도체 관련 기업에 투자할 때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어떤 반도체 수요가 많은지뿐만 아니라 어느 기업이 공급망을 잘 운영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브로드컴과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를 공급망에 잘 대응하는 회사로 꼽았다.

믹스 매니저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 하락을 우려했다. 특히 애플에 대해 “사업의 절반 이상이 아이폰”이라며 “지난 분기에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투자했다면 그대로 두겠지만 추가 투자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FAANG 가운데 유일하게 투자를 고려해볼 만한 기업으로는 알파벳(구글 모회사)을 지목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