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그룹이 대체투자 운용 사업부인 피터실 파트너스의 런던 증시 상장을 예고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6일(현지시간) 런던증권거래소에 피터실이 제출한 문서를 인용해 피터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19개의 대체투자운용사 지분을 자사 구조에 포함시킨 후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IPO가 한 달 안에 성사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피터실은 골드만삭스가 사모펀드, 대체투자 시장의 지분을 넓히기 위해 설립한 첫 사업부다. 고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2007년 설립됐다. 1870억달러(약 216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경쟁사로는 다이얼캐피털, 블랙스톤의 전략캐피털 홀딩스, 알프인베스트 파트너스 등이 있다.

IPO를 통해 피터실은 약 7억5000만달러 규모의 신주를 발행한다. 이와 별도로 기존 보통주도 매각해 유통주식 비율 25%를 달성할 계획이다. 신주 발행과 보통주 매각에 성공하면 피터실은 FTSE 편입 조건을 달성한다.

상장에 성공하면 피터실은 런던증권거래소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체투자운용사가 된다. 전문가들은 피터실이 최소 50억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0억달러는 피터실의 1년 예상 순이익의 약 22배에 불과하다”며 “비슷한 규모의 사모펀드들보다 기업가치가 훨씬 낮게 책정됐다”고 했다.

사모펀드 업계가 누리고 있는 호황이 피터실의 상장 추진 배경으로 지목된다. 코로나19와 저금리 국면을 거치면서 사모펀드에 뭉칫돈이 몰렸다. 블랙스톤, 칼라일, 아폴로의 시가총액은 2020년 3월 800억달러에서 올해 약 2520억달러로 급등했다. FT는 코로나19로 자산의 가치가 상승했지만, 채권 및 주식시장의 상승 여력이 한계에 달하면서 투자자들이 민간자본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자산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사진=파이낸셜타임스
코로나19를 거치며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자산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사진=파이낸셜타임스
IPO도 성공적이었다. 지난 7월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사모펀드 브릿지포인트어드바이저는 3억파운드(약 4811억원)를 조달했다. 주가도 10% 가까이 상승했다.

자산운용 부문을 키우려는 골드만삭스의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018년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의 취임 후 골드만삭스는 변동성이 큰 주식과 채권 거래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고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자산운용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네덜란드 보험사 NN 그룹의 자산운용 부문 자회사 NN 인베스트먼트를 16억유로에 인수하기도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