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폭등시킨 美 개미…이번엔 "은에 투자하자"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에 은에 투자하자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며 "은 시장이 움직이는 첫 조짐이 이날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개미들은 최근 월스트리트베츠를 중심으로 뭉쳐 게임스톱 주식을 지난 8일부터 27일까지 19배 끌어올렸다. 공매도량이 유통주식보다 많은 이 주식의 주가를 폭등시켜 공매도를 했던 헤지펀드들의 '쇼트 스퀴즈'를 유도했다. 공매도한 주식의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주식을 되사서 갚아야하는 상황에 처하는 걸 말한다. 토론방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개미들은 "은행들이 가격 조작을 통해 은화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시켜 공급 부족 상황을 감추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은 가격은 25달러가 아니라 1000달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글은 "만약 300만 명의 개미 투자자가 은을 300온스(약 8400달러)씩 사들이면 9억온스를 살 수 있고, 이는 한 해 채굴량과 같은 수준"이라면서 "이를 통해 (은 가격을 올려) 은 공매도 세력을 부수자"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은 관련 쇼트 스퀴즈가 발생한다면 역사적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 실버 트러스트(iShares Silver Trust, SLV)를 언급했다. SLV의 가격은 이날 5.55%오른 24.72달러로 마감됐다. 장중 7.2%나 상승하기도 했다. 은 3월 선물 가격도 2.1% 올라 온스당 25.922달러로 마감됐으며, 장중 27.1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1월7일 이후 최고가이다. 은 현물 가격도 한때 6.8% 상승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 가격 상승은 게임스톱이나 AMC엔터테인먼트로 대표되는 인기 높은 주식에서 깨우친 데이트레이더들이 다른 자산으로도 이동하는 걸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선물회사인 블루라인퓨처스LLC의 필 스트리블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은 시장에서도 쇼트 스퀴즈가 진행되고 있다"며 "개미들이 로빈후드를 통한 게임스톱 주식 거래들이 제한되니까 은으로 몰려와 파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은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를 지에 대해선 의문도 제기된다. 시카고의 귀금속 거래회사인 불리온볼트의 애드리안 애시 연구책임자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파생 상품으로의 갑작스런 자금 쏠림은 가격을 폭등시킬 수 있지만 이날 은 가격 움직임을 보면 레딧 개미들의 관심을 오랫동안 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은 유통물량보다 더 많은 주식을 공매도할 수 있지만, 은 같은 귀금속 시장은 하루 선물 거래량의 3배 가량의 실물이 쌓여있는 곳"이라며 "만약 은값이 폭등한다면 보석이나 식기류로 쓰이고 있는 수많은 은이 금새 실버바로 바뀌어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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