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손실 100% 월가 공매도 전설, 개미리더에 'SOS'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앤드루 레프트 시트론 리서치 대표는 지난주 주식투자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토론방 개설자인 하이메 라거진스키에게 전화를 했다.
레프트 대표는 큰 손실로 화가 난 일부 투자자들이 자신의 아이들까지 위협한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도와달라"고 간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프트 대표는 공매도 전문 투자가로 '월가의 현상금 사냥꾼'이라는 별명이 붙은 인물이다.
레프트 대표는 중대형 주를 중심으로 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편입된 회사 중 사업에 문제가 있는 회사를 지목한 뒤 공개적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큰 수익을 냈다.
2019년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아프리카의 온라인 상거래업체 상장 서류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주가를 한 주 만에 반 토막 냈고, 2015년에는 밸리언트 제약의 회계 부정을 발견해 주가를 90% 이상 떨어뜨린 전력이 있다.
그는 최근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비디오게임 온라인 판매업체 게임스톱 주가가 내려갈 것이라며 공매도를 선언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베츠 토론방을 중심으로 한 개인 투자자들의 벽에 부딪혔다.
결국 공매도에 투입한 자금 100%를 잃고 게임스톱 주식에서 손을 뗐지만 자신 때문에 돈을 날린 투자자들의 분노를 잠재우진 못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토론방을 개설한 라거진스키는 레프트 대표의 전화에 가슴이 아프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WSJ에 말했다. 라거진스키는 다른 토론방 멤버들과의 갈등 때문에 지난 4월 관리자 역할에서 물러났다. 레프트 대표가 개미군단 관리자에게 도움을 요청한 건 최근 미국의 개미들이 공격적 매수로 게임스톱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공매도에 나선 증권가에 판정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AP통신에 따르면 게임스탑의 주가는 이날 한 때 380달러까지 치솟았다. 몇 주 전 주가 18달러에 불과했지만 급등했다. 래딧의 주식 관련 게시판인 월스트리트베츠에 모인 개미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게임스탑 주식을 끌어모은 결과다.
이에 게임스탑의 주식을 공매도한 두 개의 투자회사는 포기를 선언했다. 우선 시트론 리서치는 이날 유튜브를 통해 "투자손해율 100%"라고 밝혔다. 헤지펀드 '멜빈 캐피털(Melvin Capital)' 역시 엄청난 손해가 발생해 '엑시트'했다. 시트론 리서치와 멜빈 캐피털의 구체적 손해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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