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함께 '오바마케어' 돌아오나…美 보험주식 껑충
조 바이든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미국의 보험사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오바마케어’가 '바이든 케어'로 돌아오면 보험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최대의 건강보험 기업인 유나이티드 헬스그룹은 3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대선 전날인 312달러(11월2일)보다 12.17% 오른 가격이다. 바이든 우세가 드러난 4일에는 하루 만에 주가가 10.33% 뛰기도 했다. 같은 날 시그나는 15%, 앤섬은 12% 올랐다.

바이든 케어가 본격화되면 보험사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오바마 케어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전 국민이 의료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이다. 차상위 계층과 고령층에는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의료보험 비용을 제공한다. 나머지 국민들은 사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오바마 케어가 확대되면 미국의 보험 가입 인구도 늘어난다. 바이든은 현재 91.5% 수준인 가입률을 97%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이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바마케어로 보험 가입 인구가 확대되면 거대 보험사에도 긍정적”이라며 “현재 주요 공보험도 사보험사를 통해 제공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으로 보험사가 안고 있던 ‘트럼프 리스크’가 사라졌다. 트럼프는 2017년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험 지원금인 ‘메디케이드’ 예산을 8000억달러 삭감했다. 2018년에는 의무가입조항도 삭제했다.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국민이 13.7%를 기록했다. 2014년 이후 최고치였다.

국회 상원을 공화당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보험사에 호재다. 민주당의 급격한 건강보험 개편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버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런은 ‘메디케어 포 올’이라는 정책을 내세웠다. ‘전국민 의료보험’으로 사보험을 공보험으로 전면 대체하는 방안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