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과 중국 위안화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연일 32년 만에 최고치(엔화 가치 하락)를 기록하며 심리적 저지선인 150엔대를 넘겼다. 위안화 환율도 역외시장에서 2010년 개장 이후 최고치로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했다.

◆日 정부, 150엔 선 방어 나설까

2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0엔대를 돌파했다. 엔화 가치는 지난 14일 147엔 선이 무너진 이후 148엔 선과 149엔 선이 잇달아 뚫리며 32년 만에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이날 일본은행은 국채를 연 0.25% 금리에 무제한 매입해 급한 불을 끄려고 했다. 장기 국채 금리가 관리 목표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일본 국채를 팔아 치우려는 투자가가 늘면서 이날 한때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연 0.255%까지 올랐다. 일본은행의 장기금리 목표치 상한인 연 0.25%를 넘어섰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과도한 환율 변동성을 우려하며 “투기적 거래에 따른 지나치게 불안정한 움직임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하며 “큰 절박함을 갖고 시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개입을 하더라도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中, 두 달째 기준금리 동결

중국 위안화 가치도 연일 하락세다. 이 때문에 중국 인민은행은 10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 우대금리(LPR)가 연 3.65%, 5년 만기는 연 4.30%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역외시장 위안화 환율은 2010년 개장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LPR은 명목상 18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 평균치다. 실제로는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결정한다.

중국 경기 하강 추세를 볼 때 기준금리 인하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도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유출도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의 9월 말 외환보유액은 3조290억달러(약 4339조원)로 작년 말 대비 1932억달러(약 277조원) 줄었다.

아시아 금융위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달러화 강세 속에 아시아 양대 경제 대국인 중국과 일본의 통화가치 급락으로 1997년과 비슷한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도쿄=정영효/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