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가운데)이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과 박수를 치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작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가운데)이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과 박수를 치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중·저소득국가가 떠앉은 부채가 3850억달러(약 456조340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윌리엄앤메리대학 산하 에이드데이터의 자료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정책으로 인해 참여국가들이 3850억달러 규모의 '숨겨진 빚더미'에 내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연구는 일대일로와 관련된 많은 국가들의 금융 부채가 수년 동안 체계적으로 과소 보고돼 왔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일대일로는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저소득 국가들이 중국에서 빌린 자본으로 도로, 항만시설, 철도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중국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인프라 시설의 소유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에이드데이터 측은 중국 정부가 2017년까지 18년간 165개국에서 펼친 1300건 이상의 원조 및 대출지원 프로젝트를 분석했다.

시 주석이 2013년 일대일로를 발표한 이후 해외에서 자금을 빌리는 주체도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이전에는 각국 정부가 중국 중앙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지만, 이후에는 국영기업, 국영은행, 민관 합작기업 등으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참여국 중 40개 이상의 중·저소득국의 경우 중국에 갚아야 하는 부채 규모가 자국 국가총생산(GDP)의 10%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각국 GDP 규모의 6%라고 축소 보고된 것과 전혀 다른 수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