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AP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9000억달러에 육박하는 코로나 부양책 합의에 근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수개월간 교착상태에 빠졌던 코로나 부양책이 이번주 내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WSJ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상·하원 지도부는 전날 밤 늦게까지 코로나 부양책을 논의해 합의에 근접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전화를 통해 논의에 참여했다.

매코널 대표는 이날 상원 회의에서 “우리는 특정 타깃을 겨냥한 구제책 타결을 위한 큰 진전을 이뤘다"며 부양책에 대해 "다수의 초당적 합의를 통해 상·하원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상원 회의에서 "아직 합의가 이뤄진 건 아니지만 매우 근접했다"고 밝혔다.

대선 직전 민주당은 2조2000억달러, 공화당은 5000억달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조9000억달러를 제안했다. 대선 이후에도 부양책 논의는 한동안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가 급속히 재확산하고 민생 우려가 커지면서 다시 탄력을 받았다.

양당이 합의에 근접한 부양책엔 지난 3월에 이어 미국인에게 또 한번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안(재난지원금)이 담겼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기자들에게 재난지원금 규모는 1인당 600~70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3월 1차 재난지원금은 1인당 최대 1200달러였는데 그보다 규모가 줄었다.

주당 300달러의 연방 실업수당 지급안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튠 총무는 전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AP연합뉴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AP연합뉴스
민주당과 공화당이 막판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주·지방정부 지원과 직장에 복귀한 직원이 코로나에 걸렸을 때 기업, 학교, 단체 등의 책임을 면제하는 면책조항은 합의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의 이같은 합의안은 재난지원금을 제외하면 최근 양당 일부 의원들이 부양책 타결을 촉진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제안한 절충안과 유사하다.

양당 지도부가 부양책을 서두른 건 '재봉쇄' 우려가 커질만큼 코로나가 급속히 재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 부양책이 없으면 상당수 미국인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고 미국 경제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 당선인도 최근 수차례 조속한 코로나 부양책 타결을 촉구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