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이고, 실제 거주한다면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8일 말했다. 22대 국회에서 거대 야당을 이끌 원내사령탑이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 완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종부세의 전향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조세정책과 관련해 분명한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균형 잡히지 않은 일방적인 조세정책은 국민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예로 들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국민 수용성을 고려하지 않고 이념적 틀에서 부동산 세제를 밀어붙여 실패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며 양도소득세, 종부세, 취득세 등의 세금을 징벌적으로 부과했다. 그 결과 극심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집값이 급등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종부세법 개정을 통해 최고세율 인하와 과세 기준 상향 등 종부세 완화 조치가 이뤄졌다. 현재 1주택자는 공시가격 12억원 이상 주택을 보유하면 종부세 대상이 된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에 ‘이념 외교’가 아니라 ‘실용 외교’를 주문하듯, 부동산정책에서도 이념보다 실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 자산 중 부동산 비중 커…이념 넘어 실용적 정책 필요"
"종부세 폐지 의견까지 나오지만, 과도한 욕망엔 사회적 합의 필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실용적 부동산 정책’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 경제 구조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성숙 단계로 접어들면서 (주택을 보유한) 중산층 비중이 높아졌고, 부동산이 국민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며 “부동산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게 아니라 국민 대다수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실거주 목적으로 1주택을 보유한 국민에게까지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국민 대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도 시각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 지난 4월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 일부가 종부세 부담 완화를 공약으로 내놨다. 박 원내대표 체제하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은 박성준 의원(서울 중·성동을)이 대표적이다. 박 의원은 부동산 세제에 민감한 서울 옥수동 지역 표심을 겨냥해 1가구 1주택에 대한 종부세 폐지를 공약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 인원은 41만2000명이다. 이 가운데 1가구 1주택자는 26.9%인 11만1000명이다. 23만5000명이었던 전년보다 52.8% 감소했다. 주택분 종부세 기본 공제금액 인상(6억원→9억원, 1가구 1주택자는 11억원→12억원),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하(평균 -18.6%) 등으로 과세 인원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전체 주택분 종부세수(1조5000억원)에서 1주택자가 부담한 세수도 905억원으로 전년(2562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박 원내대표는 다만 종부세 완전 폐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어떤 분들은 종부세 폐지를 우리(민주당)가 제시하면 어떻겠냐는 과격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며 “욕망은 인정하되, 욕망이 과도한 경우에 대해서는 조율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 인재 영입 과정에서 젊은 세대를 많이 끌어오려고 노력했다”며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3040 세대가 생각하는 정책은 무엇인지 들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한재영/정상원/강경민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