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가 “(너무 큰 폭인) 75bp(0.75%포인트) 금리 인상은 과도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메스터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하는 통화 정책 위원이다.

메스터 총재는 22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75bp를 한꺼번에 인상하는 충격적인 조치에 반대한다”며 “신중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 정책은 금융 시장의 움직임과 기대를 통해 투영되는 것”이라며 “연말까지 금리 수준을 연 2.5% 수준까지 올리기 위해 5월에 50bp 인상하는 방안은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한번에 75bp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전날 “한 번 이상 통화 정책 회의에서 50bp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 총재가 “75bp 인상해야 한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였던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도 “75bp 인상도 가능한 선택지”라고 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달러인덱스가 2020년 초 수준으로 급등하고 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 중앙은행(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달러인덱스가 2020년 초 수준으로 급등하고 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씨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및 노동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며 “75bp 또는 더 긴 기간동안의 50bp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노무라의 롭 서바라만 글로벌리서치 총괄은 “Fed가 5월에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 뒤 6월과 7월 연속으로 75bp씩 높일 것”이라며 “임금과 물가의 소용돌이를 막기 위해선 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진단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 중 한 명인 제러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도 “다음달 FOMC에서 금리를 75bp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걸 교수는 “너무 뜨거운 경기를 진정시키고 물가 고삐를 죌 때”라며 “시장도 그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Fed가 조만간 75bp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때였던 1994년 이후 약 30년만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