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분석가와 뉴욕 증시 투자자들은 9년만의 신제품인 애플(AAPL)의 증강현실 헤드셋 발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상보다 가격은 높고 기능은 기대 이하라는 의견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 0.8% 하락한데 이어 또 다시 0.5% 하락한 178.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마켓워치는 헤드셋의 가격 3,499달러와 사용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DA 데이비슨의 톰 포르테 분석가는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목표 주가도 193달러에서 185달러로 끌어내렸다.

그는 헤드셋 가격이 너무 비싸게 책정됐고 상대적으로 소비자를 끌어 들이는 컨텐츠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판매 및 이익은 소폭 증가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R/VR 제품 출시 뉴스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있다는 분석이다.

이 분석가는 애플의 비전 프로가 최고급 TV 및 컴퓨터 모니터의 품질에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및 고급 카메라와 결합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고객이 효과적인 대체품으로 그 가격을 지불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키뱅크 캐피탈 마켓의 분석가 브랜든 니스펠도 이번 AR헤드셋 발표가 "이벤트로 이어진 과장된 광고문구들이 과도하게 느껴졌다”고 썼다.

그는 비전프로 헤드셋이 가져올 애플의 매출 증가효과는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TV와 모니터를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키뱅크는 애플에 대한 투자등급으로 비중확대와 목표주가 180달러를 유지했다.

골드만 삭스도 애플에 대해 매수 등급과 주당 209달러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JP모건의 분석가 새믹 채터지도 높은 가격대로 당분간 매출은 크게 늘기 어렵지만, 과거에도 애플은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을 가진 소비자들의 로열티를 입증했다며 AR/VR 시장의 잠재적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날 월가 분석가들은 애플의 헤드셋 가격이 약 2,000달러~3,000달러 범위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가격은 훨씬 높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META) 의 메타버스 헤드셋인 퀘스트2와 퀘스트 프로 가격은 각각 400달러와 1,000달러 정도이다.
애플 AR헤드셋 기대 못미쳐..2일째 애플 주가 하락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