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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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 강세와 금리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이 지역 배분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 분산투자 대신 올들어 강세를 보이는 인도·일본 등 단일국가 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대신 인도시장 주목


12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미국 투자자들이 올들어 다양한 국가에 분산투자하는 ETF 대신 단일 국가에 초점을 맞춘 ETF를 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을 매도하는 대신 인도 등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는 신흥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 주식에 투자하는 미국 상장 ETF는 올들어 현재까지 약 27억달러의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다. 인도 관련 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아이쉐어즈 MSCI 인도 ETF(INDA)'는 같은기간 15억달러가 순유입됐다. 해당 ETF는 올들어 10일까지 5.55%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인도 증시는 지난 1년간 다른 신흥국 증시를 웃도는 성과를 보였다. 지난 1년간 인도 증시는 24.4%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신흥시장 전체 증시는 8.1%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인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50개 대기업의 가중 평균을 나타내는 벤치마크 지수인 인도 니프티50는 같은기간 20%이상 급등했다.

인도 관련 ETF가 급부상한 또 다른 이유는 미국 빅테크들이 미중 갈등으로 인해 공급망 대안으로 인도를 찾고 있어서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ETF 리서치 디렉터인 니나 미쉬라는 "탄탄한 경제 성장과 주식 시장 강점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인도 ETF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주식으로 눈돌리는 美투자자


그동안 중국 시장에 베팅했던 미국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올들어 일본 증시 랠리와 함께 수년간 경기 침체를 겪던 일본이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팩트셋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올들어 현재까지 13.8% 상승했고,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상승률(9.3%)을 웃돈다. '아이쉐어즈 MSCI 일본 ETF'는 올들어 6.5% 상승했고, 환헤지형 ETF인 '위즈덤트리 일본주식펀드'는 같은기간 23.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 몇년간 글로벌 시장을 앞지르며 다른 국가 대비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긴장 고조,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과도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대한 우려로 미국 이외 지역에 대한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단일국가 ETF의 집중 투자 위험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