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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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펀드가 오랜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의 각종 경기 부양책에 중국 증시가 급반등한 덕분이다. 홍콩H지수가 9개월만에 6700선을 돌파하자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186개 중국 주식형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5월 10일 기준)은 14.4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국 펀드(6.2%), 일본 펀드(6.19%), 인도 펀드(4.5%) 등보다 앞서 유형별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1위에 올랐다.

최근 석달 간 주요국 증시가 대부분 부진했지만 중화권 증시는 나홀로 상승세를 탔다. 홍콩H지수와 상하이종합지수는 이 기간 각각 26.6%, 10.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1% 오르는 데 그쳤고, 미국 S&P500 지수 상승률도 3.9%에 그쳤다.

국내 해외주식형 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상장지수펀드(ETF)도 3개월 간 16.12% 급등했다.

중국 증시에 훈풍이 분 건 국 정부의 잇따른 부양책과 내수 경기에 대한 회복 기대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신(新) 국9조’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소비 진작을 위해 전기차 구입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이구환신(새 상품 교체)’ 정책을 확정하는 등 다양한 부양책도 내놓고 있다.

중국 펀드는 최근 수익률 만회에도 불구하고 1년 수익률 -9.64%로 전체 해외 펀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 3년 손실은 38.65%에 달한다. 인내심이 바닥난 투자자들은 펀드 수익률이 반등하자 손절매에 나섰다. 중국 펀드에선 최근 석달 새 1718억원이 순유출됐다.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지난 3월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열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원금 전액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지난 3월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열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원금 전액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투자자들은 급반등한 홍콩H지수에 특히 관심이 많다. 홍콩H지수가 오르면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손실 폭이 줄어들 수 있기 땨문이다.

6개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우리)이 홍콩H지수 구간에 따라 홍콩 ELS 손실액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보면 홍콩H지수가 6500포인트 이상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5월 이후 손실액은 약 1조3458억원으로 추정된다. 5700포인트 수준이었던 지난 2월말 추산한 5월 이후 손실액(2조1948억원)보다 8490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다만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택시장의 침체가 단기간 내 회복될 가능성이 여전히 낮다”며 “글로벌 수요와 정책에 의존한 제조업의 회 복만으로 중국 경제의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