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조원도 모자라"…글렌코어도 '구리 배틀' 참전하나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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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조원도 모자라"…글렌코어도 '구리 배틀' 참전하나 [원자재 포커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604101.1.jpg)
글렌코어까지 '앵글로 인수전' 참전 저울질
"BHP의 高인수가, 구리 가치 높였다"
글로벌 광산기업 앵글로 아메리칸을 둘러싼 인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앵글로가 지난주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의 390억달러(약 53조원)에 달하는 인수 제안을 "저가 입찰"이라며 거절한 가운데, 세계 최대 원자재 중개기업 글렌코어도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BHP는 앵글로가 보유한 구리 광산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390억달러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제안했다. 구리는 전기자동차 확산, 전력망 확충 등 이른바 '모든 것의 전기화' 움직임에 따라 향후 수요가 더욱 폭발할 것으로 전망되는 원자재다. 칠레와 페루 등 남미의 주요 구리 광산 지분을 갖고 있는 앵글로 인수전에 굴지의 광산기업, 원자재 거래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배경이다.
앵글로는 BHP의 제안을 거절했다. BHP가 앵글로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자회사 앵글로 플래티넘(백금)과 쿰바(철광석) 등을 분리 매각하는 조건을 내걸어 인수가격을 낮췄다는 이유에서다. 즉 BHP가 구리 자산만 체리피킹(어떤 대상에서 좋은 것만 고르는 행위)하려 한다는 게 앵글로 측의 불만이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광산업체 허드베이 미네랄의 피터 쿠키엘스키 최고경영자(CEO)는 "구리 자산만 인수하려는 BHP의 제안 입찰가로 인해 구리의 가치가 더욱 상승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광산기업인 BHP가 구리 시장의 전망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게 이번 입찰가로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도 기존 구리 광산을 인수하기 위해 프리미엄을 지불하려는 기업들의 의지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런던금속거래소의 구리 선물 가격은 최근 t당 1만200달러를 넘으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현재 9750달러선으로 후퇴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