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사진=AFP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이 1년 전 대비 약 9% 감소했다. 2020년 이후 4년 만에 감소다. 중국에서 BYD 등 경쟁사들이 성장하면서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부적절한 언행이 테슬라 판매에 악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나오는 등 리더십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는 분위기다.

2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3월 38만6810대의 차량을 인도했다. 전년 동기(42만2875대) 대비 8.5% 감소했다. CNBC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들의 전망치(44만3000대)를 크게 밑돌았다.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 감소는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테슬라는 1분기에 각종 문제에 봉착하면서 차량 인도에 차질을 빚었다. 모델3 차량의 업데이트로 프리몬트 공장 생산 가동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달 환경 운동가들이 독일 공장 인근에 불을 지르면서 가동 중단 사태를 겪기도 했다. 홍해에서 후티 반군 공격으로 부품공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중국에서 BYD가 몸집을 불리고,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을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는 올해 1~2월 상하이 공장의 차량 생산량을 줄이고 직원의 근무 일정을 주 6일에서 5일로 줄이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CEO의 부적절한 언행도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머스크는 작년 11월 자신의 소셜미디어(눈) X에서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담은 주장에 동조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불법 이민자 문제와 관련해 극우주의자들의 음모론을 지지하는 글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머스크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1분기 차량 인도량은 ‘재난’과 같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주가도 하락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4.9% 하락한 166.63달러로 마감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