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모바일 앱 경제판 화면. 사진=네이버 경제 블로그 갈무리
네이버 모바일 앱 경제판 화면. 사진=네이버 경제 블로그 갈무리
네이버 종목토론실(종토방)에 특정 기업의 회계정보 관련 게시글이 많이 올라오면 주가 폭락 위험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시글이 회계정보 관련 부정적 내용을 담은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시장 반응이 안 좋아지고, 이어 주가가 떨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3일 학계에 따르면 신재은 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부 교수는 학술지 '세무와회계저널'에 2019~2022년 네이버 종목토론실 내 개설된 모든 상장기업 대상으로 한 게시글을 수집(크롤링)·분석한 결과를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종토방에 회계정보가 포함된 게시글 비중이 증가할수록 주가 폭락 위험이 올라가는 경향이 나타났다. 회계정보 게시글이 많으면 기업이 부정적 뉴스를 숨기려 해도 효과를 볼 수 없는 데다 자본시장에서 부정적 투자자 반응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회계 성과가 좋지 않은 기업의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반응이 나올수록 실제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는 흐름도 포착됐다

네이버 종목토론실이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긍정적·부정적 시각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종토방에서 이뤄지는 활동으로 기업 정보에 대한 비대칭성이 완화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선 오히려 부정확한 정보를 확산해 주식 시장이 교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번 연구는 네이버 종목토론실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나마 확인했다는 평가다.

신 교수는 "(네이버 종목토론실 내) 회계정보 게시글의 비중이 미래 주가 폭락 위험을 예측하기 때문에 주가 폭락 위험의 사전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실무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말 주식 투자자들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판'을 개편했다.

아시아·유럽·미국 증시 개장 시간에 맞춰 주요 지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바꿨다. 관심도가 높은 신규 상장 종목과 '오늘의 톱 종목' 정보도 함께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거래량이 많거나 배당액이 높은 종목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는 "(경제판이) 시세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도록 주요 지표 중심으로 개선됐다"며 "다양한 경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계속 발전시켜가겠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