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당 1만달러 넘는다" 구리 공급부족에 베팅하는 트레이더들 [원자재 포커스]
구리 현물·선물 가격차 1994년 이후 사상최대
채굴업체 감산으로 공급 우려 커진 탓
"톤당 1만달러 간다" 전망도
"톤당 1만달러 넘는다" 구리 공급부족에 베팅하는 트레이더들 [원자재 포커스]
경기 선행 지표 중 하나인 구리의 현물과 선물 가격 차이가 약 30년 만에 역대 최대 차이를 기록했다. 중국 성장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트레이더들이 구리의 공급부족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톤당 1만달러 넘는다" 구리 공급부족에 베팅하는 트레이더들 [원자재 포커스]
<자료=LME>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 가격(6월 인도분)은 28일 톤당 886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구리 현물 가격보다 100달러 이상 비싼 수준으로 1994년 이후 역대 최대 가격차이를 나타냈다.

최근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트레이더들은 중국의 수요 전망치를 잇따라 낮췄다. 맥쿼리는 올해 중국의 구리 수요 증가율이 3.9%로 작년(6.7%)보다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금리 환경에서 실물 보관에 따른 금융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트레이더들이 장기선물로 이동하면서 가격차이가 벌어졌다는 게 FT 설명이다.

이와 함께 주요 구리 광산 폐쇄로 인한 생산량 감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다. 구리채굴업체 감산이 시작되면서 트레이더들이 공급 부족에 베팅하고 있다는 것이다. 맥쿼리는 지난 9월부터 올해 구리의 공급량을 백만 톤 가량 하향조정했다. 이같은 생산량 감소는 공급망 전반에 걸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ANZ리서치의 수석 상품 전략가 다니엘 헤인스는 "중국 전인대 연례 회의를 앞두고 재고가 많이 쌓인 탓에 현물 시장은 아직 공급 부족의 영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더들은 구리 제련업체들이 생산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하면서 구리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향후 가격 상승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견고한 수요와 지속적인 공급 충격으로 인해 구리 가격은 연말까지 톤당 1만달러를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투자자 메모에서 3분기까지 구리가격은 톤당 1만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