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하루…러시아 정유시설 타격 주시하며 유가 하락 [오늘의 유가]
인도, 미국 제재에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줄일듯
우크라, 러 공격 지속…하루 90만배럴 생산 차질


원유 공급을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국제유가는 26일(현지시간)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0.33달러(0.40%) 하락한 배럴당 81.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5달러(0.6%) 떨어진 배럴당 86.75달러에 마감했고, 브렌트유 6월 인도분도 0.45달러(0.5%) 하락해 85.63달러를 기록했다.

WTI 기준 유가는 이달 들어 4.29% 올랐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는 9.97달러(13.91%) 상승했다.
사진=T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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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지정학적 우려를 지켜보며 제한적인 거래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데다 올해 들어 유가가 14%가량 오르면서 숨돌리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소를 드론 공격하면서 하루 약 90만배럴의 생산 능력이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으로 인해 원유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인해 폐쇄된 러시아 정유 시설은 전체 생산량의 14%에 달했다. 에너지 전문 리서치 회사 FGE 분석가들은 러시아 정유공장 가동이 구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 하반기에도 2023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는 이날 기업들에 2분기 석유 생산량을 줄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약속에 따라 6월 말까지 하루 900만배럴 생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oil_pr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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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원유를 대량 구매했던 인도가 미국의 제재 강화로 매입을 줄일 것이란 전망에서다. 인도는 세계 3위 석유 수입국이자 소비국으로 알려져 있다.

바바라 람프레히트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감산 약속은 중국과 함께 러시아 원유의 가장 중요한 매수자였던 인도가 미국 제재로 인해 대량 매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음 달에 760만배럴 정도의 미국산 원유가 인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1년여 만에 가장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시장은 다음 주 열리는 OPEC+ 장관급 합동 모니터링 위원회 회의 움직임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OPEC+는 6월 전체 장관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산유량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