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 터지나…고용, 겉과 속 달랐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3월 8일 금요일>

투자자들이 기다리던 2월 고용보고서는 괜찮았습니다. 신규고용 수치는 예상을 넘었지만, 그 이전 두 달간 수치가 큰 폭 하향 조정되면서 노동시장이 걱정 만큼 아주 뜨겁지는 않다는 것을 나타냈습니다. 실업률도 예상보다 소폭 높아졌고요. 장 초반 금리는 떨어지고 주가는 올라갔습니다. 엔비디아도 매일 그랬던 것처럼 5% 폭등하며 주당 1000달러에 근접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폭락세가 시작된 게 그때였습니다. 엔비디아는 한때 6% 넘게 떨어졌고 투자자들은 우왕좌왕했습니다. 이유요? 특별한 건 없었습니다.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주가는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어제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데서 멀지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올해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고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너무 늦게 인하하는 것의 위험을 잘 알고 있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유럽에서도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아직 금리를 내릴 때가 아니라면서도 그럴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그녀는 6월에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장의 6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조금 더 커졌지만, 인하 시점은 결국 데이터에 달렸습니다. 오늘 그런 데이터 중의 하나가 나왔습니다. 바로 2월 고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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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신규고용은 전월 대비 27만5000건 증가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예상 20만 건을 웃도는 겁니다. 그러나 1월 수치는 애초 35만3000건→22만9000건으로, 또 작년 12월 수치는 33만3000건→29만 건으로 낮춰지면서 지난 두 달간 고용 건수가 당초 발표됐던 것보다 16만7000건이나 적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2월에 순증한 일자리는 10만8000개에 그친 것이죠.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1% 상승하고 전년 대비로는 4.3% 오른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1월의 0.5%, 예상 0.2%보다 훨씬 낮게 나왔습니다. 사실 1월 수치도 전월 대비 0.6% 상승으로 발표됐다가 0.5%로 하향 수정됐습니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34.3시간으로 0.1시간 증가했고요.

실업률은 3.9%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랐는데요. 25개월 연속 4% 미만을 유지했습니다. 월가는 3.7%를 예상했었습니다. 이는 가계조사에서 취업자가 18만4000명 감소하고, 새로 노동시장에 뛰어든 사람이 15만 명 늘면서 실업자가 33만4000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된 데 따른 것입니다.

종합하면 세 가지 긍정적인 점이 있었습니다.
⑴ 모두를 놀라게 했던 1월 고용 수치는 잘못된 데이터였다.
⑵ 임금 상승 속도가 둔화했다.
⑶ 실업률이 높아졌다.

여전히 지난 3개월 월평균 26만5000개, 6개월 평균 23만1000개 등 한 달 평균 신규고용 창출 속도가 20만 개를 넘고 있지만, 노동시장은 적당한 속도로 식고 있는 것이죠.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애널리스트는 "노동시장에 대한 또 다른 좋은 보고서다. 월별 데이터의 변동성을 제거하고 보면 미국 경제는 한 달에 20만~2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4% 바로 아래에 있고 임금 증가율은 4%를 조금 넘는다. 너무 덥지도, 너무 춥지도 않은 딱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는 "2월 고용보고서는 언뜻 보면 매파적으로 보이지만 표면 아래에서는 상당히 비둘기파적 성향을 띠고 있다. 지난 두 달 치 고용 하향 수정과 실업률 상승, 예상보다 낮은 임금 인상률 등 전반적으로 비둘기파적이다. 우리는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컨센서스보다 다소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속을 잘 뜯어보면 노동시장 둔화가 확연하다며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임시직 근로자의 지속적 감소(임시 지원 서비스 23개월 연속 감소), 영구 실직자 증가, 시간제 근로로의 전환 등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죠. 웰스파고는 '악마는 세부 사항에 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런 징후는 모두 근로자에 대한 수요 악화와 향후 신규고용 둔화를 의미한다. 노동시장의 점진적 냉각은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둔화할 것이라는 추가 증거를 제공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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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일자리 증가는 업종별로 광범위했습니다. 그러나 경기 변화와 상관없는 정부 부문(5만2000개), 레저 및 숙박업(5만8000개), 민간 교육 및 의료(8만5000개) 등에서 대부분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기술(2000개), 전문 비즈니스 서비스(9000개), 소매(1만9000개), 건설(2만3000개) 등도 늘었지만 증가 폭은 크지 않았고 제조업(-4000개)은 감소했습니다. ING는 "2월 고용의 세부 내용과 이번 주 나온 1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전미자영업연맹(NFIB)에서 고용계획을 가진 중소기업 비율이 12%(2016년 이후 최저)까지 떨어진 것 등을 보면 앞으로 향후 몇 달 동안 신규고용이 더 의미 있게 둔화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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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고용 데이터가 또다시 하향 수정될 수도 있죠. EY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극단적 데이터가 나왔을 때 위험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1월 일자리는 12만4000개나 하향 조정되면서 1월 데이터의 소음 중 많은 부분이 제거되었다.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너무 강하지는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버드대의 제이슨 퍼먼 교수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연착륙을 가리키는 보고서다. 침체를 우려하는 사람들에겐 이제 인플레이션에서 경기 침체 쪽으로 균형이 조금 더 기울어질 수 있지만, 전반적 상황은 여전히 좋아 보인다."

Fed에게는 어떤 데이터였을까요? 보고서가 나온 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이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의 어제 발언은 약간 비둘기파적이었고 2월 고용 수치를 보면 확실히 노동시장은 탄탄하고 임금 상승률도 높지만 약간의 부진이 감지됐다. 즉 가계 조사에서 실업자가 늘면서 실업률이 다소 높아졌다. 신규고용 수치도 1월에 보았던 큰 증가 폭이 하향 수정됐다. 이 모든 것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과 점진적 금리 인하의 궤도에 있음을 나타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6월에 금리를 내리기 시작해 올해 네 번 인하할 것으로 보지만 오늘 보고서는 5월 인하를 시작할 확률을 높인다"라고 전망했습니다.

데이터가 나온 뒤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발표 전 4.07% 수준에서 발표 직후 4.038%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2년물도 한때 4.409%까지 하락했습니다.

금리 하락 속에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0.2%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10시가 넘자 나스닥은 1%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오전 10시 30분께 5% 넘게 치솟았습니다.

어제 장 마감 뒤 실망스러운 실적을 공개한 브로드컴, 마벨 테크놀로지의 영향은 크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실적은 AI 순풍에 따른 엄청난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습니다. AI가 긍정적 영향은 준 건 맞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처럼 주력 제품이 모두 AI 관련 칩은 아닙니다. 게다가 AI와 관련이 없는 반도체는 아직 세계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브로드컴의 혹 탄 CEO는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네트워킹 제품과 하이퍼스케일러(구글 메타 등)의 맞춤형 AI 컴퓨팅에 대한 높은 수요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AI 관련 매출이 이전 예상보다 더 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100억 달러 이상으로 반도체 사업 매출의 35%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광대역 및 서버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수요가 예상보다 약한 상황입니다. 마벨 테크놀로지의 경영진은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데이터센터 부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보다 더 큰 변화는 과거 없었으며 이는 엄청난 기회다. 그러나 우리는 엔비디아가 아니다. AI가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을 견인했지만, 이는 우리 사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소비자용, 통신업체 인프라 및 기업 네트워킹 부문은 약세를 보였으며 다음 분기에도 계속 둔화하다가 하반기에 바닥을 치고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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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AI 붐은 유지됐던 것이죠. 그런데 오전 11시가 되자 갑자기 엔비디아 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10분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고 오후 1시 40분께에는 6.5%나 떨어졌습니다. 무려 10% 이상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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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침만 해도 주가가 주당 1000달러를 넘으면 액면분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돌면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마호니 애셋의 켄 마호니 설립자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아마 내년쯤에는 주식이 분할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로 인해 접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21년 5월 "투자자와 직원이 주식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4대 1로 주식을 분할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주가는 약 600달러였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엔비디아 주가가 단기에 너무 급하게 올랐고, 1000달러 직전에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큰 손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주 동안 17% 상승했으며 50일 이동평균보다 40% 이상 높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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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일주일 동안 글로벌 주식 펀드에 69억 달러가 유입됐고, 채권 펀드에는 173억 달러가 순유입됐습니다. 그러나 기술주 펀드에서는 약 44억 달러가 빠져나갔습니다. 이는 기록적 감소 폭입니다. 이런 자금 흐름이 오늘 엔비디아 급락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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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엔비디아의 급등세를 2020~2021년 테슬라와 비교하기도 합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는 "엔비디아는 챗GPT가 출시되기 직전인 2022년 10월 최저치 이후 800%나 상승했다. 이는 엄청난 상승이지만 놀랍게도 2020년 3월 중순부터 2021년 11월까지 413거래일 동안 1400% 올랐던 테슬라의 약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테슬라는 천문학적인 폭등세 속에 2021년 11월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 2년 동안 계속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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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5.55% 내렸고 브로드컴은 6.99%, 마벨은 11.36% 떨어졌습니다. 인텔 4.66%, ARM 6.65%, ASML 5.07%, AMD 1.89% 등 AI 붐의 주역들이 모두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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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시장도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결국, 다우는 0.18%, S&P500지수는 0.65% 내렸고 나스닥은 1.16% 떨어졌습니다. 기술주 대부분 내린 가운데 애플은 7일 연속 하락세를 깨고 1.02% 올랐습니다. 일부에선 "큰 손이 비싼 엔비디아를 팔고 과매도된 애플과 알파벳(0.78%)을 샀다"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 와중에 테슬라는 1.85%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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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과 함께 시장 상승세가 꺾이는 걸까요? 내일(3월 9일)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S&P500지수가 바닥을 쳤던 날로부터 저점을 기록한 지 1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워런 버핏은 그날 CNBC에 출연해 경제가 "절벽에서 떨어졌다"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러나 S&P500 지수는 그날부터 월말까지 지속해서 오르면서 2003년 이후 최고의 한 달을 기록했습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는 "이는 시장의 주요 저점이나 고점에서 어떤 종소리가 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그런 일은 단지 일어날 뿐이며, 나중에서야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쉽게 알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이 시장 고점인지, 저점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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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RA 리서치의 샘 스토발 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장기적 상승 잠재력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냥 우리가 너무 앞서 나갔을 수도 있다. 과매수 상황에 이르렀고 이제 약간의 이익을 얻을 시간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엔비디아의 하락이 시장의 폭이 넓어지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동일가중치 S&P500 지수는 어제 2022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공식적인 S&P500 지수(시가총액 가중)의 뒤를 이은 것이죠.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전략가는 "'시장이 매우 좁다, 즉 즉 소수의 주식만이 모든 일을 하고 있다'는 주장은 이제 더는 상황을 정확하게 읽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리는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4시 3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1.3bp 내린 4.079%, 2년물은 3.4bp 하락한 4.48%에 거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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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한때 온스당 2203달러 올라 또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작년 10월 최저치 이후 19% 가까이 올랐고 지난달 말부터 거의 7% 상승했습니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솔리타 마르셀리 미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금 가격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헤지 차원에서 매수를 계속 권한다. 우리는 금이 온스당 225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다양하고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금에 약 5%를 할당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2월 고용보고서는 올해 중반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Fed 위원들의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없다. 꾸준한 고용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이 점차 냉각되고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이 이처럼 흔들리지 않는 한 다음주 2월 소비자물가(CPI)를 포함해 올봄에 발표될 인플레이션 수치가 금리 인하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는 데 더 중요할 것"이라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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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CPI는 12일 아침 발표됩니다. 월가는 2월 헤드라인 CPI는 한 달 전보다 0.4%, 1년 전에 비해선 3.1%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근원 CPI는 각각 0.3%, 3.7% 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는 시장에 충격을 줬던 지난 1월(헤드라인 0.3%, 3.1% 근원 0.4% 3.9%)에 비해 헤드라인 물가는 가속하지만 Fed가 주로 보는 근원 물가는 둔화하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 CPI 데이터는 우리에게 일시적으로 큰 이상치이다. 기본적으로 연초 큰 폭의 가격 인상이 나타나는 '1월 효과'가 있었고, 팬데믹 이후 계절 조정은 매우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주거비에서 주택소유자의 등가임대료(OER)이 0.56%나 올랐었는데 이건 정말 이상한 수치로 보인다. 그래서 다음 두 보고서가 훨씬 더 좋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데이터가 어떻게 나올지 결코 알 수 없지만, 다음 몇 달 동안 훨씬 더 부드러운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오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2월 CPI는 1월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보다는 둔화하겠지만 다른 데이터들처럼 좋은 것과 나쁜 게 섞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1월에 크게 올랐던 OER인데, 노동통계국에서 OER 계산시 단독주택 가중치를 높인 게 영향을 줬다. 우리 계산에 따르면 이는 앞으로 8개월 동안 OER을 증가시킬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14일에는 2월 생산자물가(PPI)가 발표되고 소매판매, 산업생산 데이터도 나옵니다. 소매판매는 1월에 나쁜 날씨로 부진(-0.8%)했기 때문에 2월에는 0.8%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미 2월 자동차 판매 수치가 탄탄하게 나왔고 휘발유 가격 상승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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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에는 일본을 주목해야 합니다. 어제부터 갑자기 일본은행이 오는 1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정상화할 것이란 전망이 강해졌습니다. 나카가와 준코 등 일부 일본은행 통화위원들이 올해 임금 인상이 임금-물가 선순환에 기여해 2% 물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감을 나타낸 덕분입니다. 그래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달러가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섰지요. 다음주 일본 주요 기업과 노조 간의 협상 결과가 13일에 나오는데, 이게 일본은행의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일본은행은 임금 상승률을 고려한 물가 상승률 2%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웰스파고는 "일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엔화가 강세를 보인다. 시장은 일본은행이 3월에 통화 정책에 매파적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일본은행이 3월 금리 인상을 편안하게 느끼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믿는다. 그들은 올해 봄 임금 협상을 통해 임금-물가 선순환이 가능할지 충분한 시간을 갖기를 원할 것으로 본다. 우리는 4월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나는 방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