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공습 속 혼조 마감…WTI 6일째 상승·77달러 근접 [오늘의 유가]
지난주 6% 급등한 후 다소 진정
WTI는 6일째 상승세 이어가
사진=XIN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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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는 12일(현지시간) 중동 정세를 주시하며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라파 지역 공습 소식으로 지난주 유가 6%가량 상승한 후 시장이 다소 쉬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8센트(0.10%) 오른 배럴당 76.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 브렌트유 인도분 선물은 19센트(0.2%) 하락한 배럴당 82달러에 마감했다.

WTI 가격은 6거래일 연속 올랐다. 6일간 상승률은 6.42%에 달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5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나 이날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주 중동 긴장이 공급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로 급등했으나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 공격으로 인한 운송 차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파업, 미국 정유시설 유지보수 등도 지난주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워렌 패터슨 ING 원자재 전략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이번주 들어 다소 완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우방인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의 마지막 피란처인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이집트와 맞닿은 라파는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주요 관문이자 전쟁을 피해 남부로 내려온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몰려있는 곳이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따른 사상자 수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가자지구 복지부는 이번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37명이 숨졌다고 추산했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사망자가 약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이란으로 곡물을 싣고 가던 화물선을 공격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후티 반군이 지난해 11월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명분으로 홍해에서 민간 선박 등을 겨냥한 공격을 시작한 이후 이란이 목적지인 선박이 공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티인덱스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애널리스트는 "휴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가운데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가 매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자 공습 속 혼조 마감…WTI 6일째 상승·77달러 근접 [오늘의 유가]
시장은 13일 발표되는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높은 물가 수준을 유지한다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져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1월 소비자기대 조사 결과 향후 3년후 예상 인플레이션은 2.35%로 하락해, 약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년 후와 5년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중앙값은 각각 3%, 2.5%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CPI 연간 조정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2월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한 것으로 수정됐다. 이는 기존 발표치인 0.3% 상승이 소폭 하향 조정된 것이다. 14일엔 영국 물가 및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15일에는 미국의 1월 소매 판매 지표가 발표된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올해 원유 수요가 하루 15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의 하루 130만배럴에서 상향 조정한 것이다.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는 배럴당 80달러~85달러 수준으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합의가 지금까지 고무적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올해 석유 시장은 이전에 예측한 대로 약간의 공급 과잉보다는 균형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