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결선투표 끝에 핀란드 대통령으로 선출된 알렉산데르 스투비(55)가 수도 헬싱키 시청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P
11일(현지시간) 결선투표 끝에 핀란드 대통령으로 선출된 알렉산데르 스투비(55)가 수도 헬싱키 시청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P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후 처음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대러시아 강경파인 알렉산데르 스투브(55)를 선출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치러진 핀란드 대선 결선 투표에서 중도우파 성향 제1당인 국민연합당의 스투브가 51.6%를 득표하며 48.4%를 얻은 페카 하비스토 녹색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투표율은 70.7%로 집계됐다.

스투브는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이었던 대러시아 외교 문제에 있어 하비스토 후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대선 토론 과정에서 핀란드 영토 내에서 동맹국의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소수의 나토 장교가 핀란드에 영구 주둔하는 안을 제안했다. 또 '당선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화를 받겠느냐'는 질문에 "그럴 것"이라고 답한 하비스토 후보와 달리 "받지 않겠다"고 답하며 반러시아 성향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스투브는 개표 결과가 나온 뒤 "내 인생 최고의 영광"이라며 "바로 옆(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외교 정책의 새 시대에 직면해있다"고 밝혔다.

2004년 유럽의회 의원으로 정치경력을 시작한 스투브는 외무부, 대외무역유럽부 장관을 거친 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총리로 재임했다.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곧바로 재무장관을 맡아 임금을 깎고 근로시간을 늘리는 '사회적 대타협'을 노동계와 이뤄내기도 했다. 핀란드는대통령이 외교·안보 등 외치를 주로 담당하고 총리가 내정을 맡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하고 있다.

스투브는 지난 12년 간 핀란드를 이끈 같은 당 사울리 니니스퇴 전 대통령의 후임자로 다음달 1일 공식 취임한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