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70개 넘는 국가에서 약 20억 명이 투표소를 찾게 되는 해다. 이들의 손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전 세계 ‘스트롱맨’들의 운명이 달려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말 발간한 <2024 세계대전망>에서 “여러 반자유주의적 통치자들이 굳건히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월로 예정돼 있는 미국 대선은 연중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오는 15일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양당의 경선 랠리가 치러진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리턴 매치가 유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벌써부터 10%포인트 관세 인상 방침을 거론하는 등 또 한 차례 무역 전쟁을 벌일 태세다. 그가 당선된다면 고립주의 외교 정책이 부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예산이 단절되는 등 국제사회에 지대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은 안갯속이다. 푸틴 대통령은 3월 대선을 100일 앞둔 지난달 초 5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개헌까지 단행하며 장기 집권의 길을 연 그는 재선 시 2030년까지 재임하게 된다.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푸틴은 전쟁을 일으켜 지지율 하락에 대처했고, 그런 옵션은 이미 사용했다”며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체면 유지가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전쟁 상대국인 우크라이나에서도 같은 달 대선이 예정돼 있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계엄 상황에서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시행 여부는 불확실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몰려 있는 아시아 지역도 달아오를 전망이다. 4~5월엔 인도 총선이 예정돼 있다. 28개 야당 연합이 모디 총리에 대항하고 나섰지만, 힌두민족주의를 내세운 집권 인도국민당(BJP)은 최근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는 등 굳건한 지지율을 과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임기가 마무리됨에 따라 2월 대선이 열린다. 당장 이달부터 ‘미·중 대리전’으로 불리는 대만 대선이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장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