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하는 홍해발 물류대란

현실화한 홍해 물류대란…"2월이면 이케아 매대 텅빌 것" [나수지의 미나리]
글로벌 해운사들이 홍해를 지나는 항로를 포기하면서 물류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가구기업 이케아는 21일(현지시간) "홍해 지역 위기가 고조되면서 특정 제품의 배송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제품을 제 때 공급할 수 있도록 다른 경로를 검토하고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영국 BBC는 공급망 조사회사인 프로젝트 44를 인용해 "이르면 2월부터 이케아 상품들이 진열대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웨덴의 전자제품 기업인 일렉트로룩스는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물류 우선순위를 정하고, 대체 운송 경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예멘 기반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은 수에즈 운하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루트로 노선을 갈아타고 있습니다. 세계 5대 해운사 가운데 4곳은 수에즈 운하 이용을 중단한 상황입니다. 수에즈 운하 대신 우회경로를 택할경우 최소 10일가량 시간이 더 걸리고 이에 따라 100만달러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게 해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양보안회사 드라이어드 글로벌은 "가자지역 분쟁이 지속되는 한 해운위협은 계속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반이스라엘, 반미국을 표방하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하마스 분쟁 이후 이스라엘을 향하는 선박은 물론이고, 이 지역을 지나는 선박을 무차별 공격하면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마켓리스크 어드바이저리는 "중동산 원유 대부분은 홍해가 아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된다"며 원유의 수급 관련 뉴스들이 유가를 크게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OPEC+의 추가 감산이 예정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하기 어렵다는겁니다. 이 날 국제유가는 장중한 때 1%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워너-파라마운트 합병 초기협상

워너브러더스와 파라마운트가 합병 초기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양측의 CEO가 만나 합병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워너브러더스가 파라마운트를 인수하거나, 파라마운트 지주사인 내셔널어뮤즈먼트 인수를 검토하고있다는 겁니다. 양사가 합병을 검토하는 이유는 각자 OTT 산업에서 고전하고있기 때문입니다. 워너브러더스의 OTT 맥스 가입자는 9500만명, 파라마운트의 OTT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6300만명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양사의 가입자를 모두 합쳐도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2억 4700만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파라마운트는 스트리밍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150억달러에 달하는 장기 부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너브러더스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즈(FT)에 "합병 진행보다는 워너측에서 파라마운트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뉴욕=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