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나델라 ‘화기애애’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오른쪽)는 20일(현지시간) 샘 올트먼 전 오픈AI CEO(왼쪽)가 MS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일 열린 오픈AI의 첫 개발자 회의에서 함께 무대에 오른 올트먼과 나델라. AP연합뉴스
올트먼·나델라 ‘화기애애’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오른쪽)는 20일(현지시간) 샘 올트먼 전 오픈AI CEO(왼쪽)가 MS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일 열린 오픈AI의 첫 개발자 회의에서 함께 무대에 오른 올트먼과 나델라. AP연합뉴스
오픈AI의 상황에 새로운 변수가 계속 추가되고 있다. 오픈AI의 창업자로 이사회에 의해 쫓겨난 올트먼이 MS에 남을지, 오픈AI로 복귀할지 그의 선택에 따라 AI 산업 전체의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현재 오픈AI 직원의 95% 이상이 샘 올트먼을 축출한 이사회가 전원 사임하고 샘 올트먼이 복귀를 요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이렇게 하지 않는 한 오픈AI를 떠나 마이크로소프트(MSFT)로 옮겨간 샘 올트먼에게 합류하겠다고 위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직원 770명중 총 700명 이상이 이 서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오픈AI 사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올트먼이 오픈AI로 돌아가거나 마이크로소프트에 남거나 모두 가능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트먼이 어디로 가는지에 관계없이 오픈AI의 현 이사회 등 지배구조는 변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영리단체로 출발해 마이크로소프트가 49%의 지분을 갖고도 이사회에 참여하지 못하며 CEO가 해임되기 직전까지 아무런 발언권도 행사하지 못하는 구조를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은 전 날 2.05% 오른 377.44달러로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다.

오픈AI 지분은 49%를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하고, 49%는 직원들과 벤처 캐피탈 회사들이 갖고 있다. 그럼에도 나머지 2%를 보유한 오픈AI 논프로핏이라는 비영리 모회사가 오픈AI를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오픈AI는 투자자가 아닌 인류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이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코네티컷대학의 법학교수인 마이너 마이어스는 "결과적으로 직원들이 벤처투자자보다 이사회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오픈AI는 직원들이 보유한 일부 주식 매각을 앞두고 있었다. 오픈AI의 현재 가치가 800억달러(103조원) ~ 900억달러(11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돼 임직원들은 엄청난 주식 매각 차익을 기대하는 상황이었다.

이사회 멤버로 올트먼의 축출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진 최고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바는 전 날 밤에 올트먼의 축출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는 트윗을 자신의 X(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그는 “이사회의 결정에 제가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며 자신은 오픈AI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회사를 다시 하나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항변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올트먼이 오픈AI로 돌아가고, 이사회가 사임하고, 직원들이 반란을 끝내는 것이다.

오픈AI에 투자한 쓰라이브캐피털 코슬라벤처스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 등 일부 투자자들이 올트먼을 해임한 이사회를 고소하는 것도 검토중이라고 밝힌 것도 현 이사회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오픈AI 본사가 있는 미 서부 시간으로 오전 5시 현재까지 이사회가 올트먼을 복직시킬 지, 올트먼이 복귀를 결정할 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사회가 당장 올트먼을 복직시키지 않거나 올트먼이 복귀를 거부할 경우 오픈AI의 직원들 다수가 회사를 그만둠으로써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

한편 회사를 떠나겠다고 위협한 오픈AI의 직원들에 대한 기술 기업들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다.

세일즈포스(CRM)의 CEO인 마크 베니오프는 오픈AI 연구원들이 원하면 즉시 고용하고 추가 보상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엔비디아의 AI 연구 책임자도 자신의 X 계정에서 오픈AI의 연구원들을 채용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