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가 일본에 3나노미터(㎚: 1㎚=10억분의 1m)급 반도체 생산설비를 갖춘 세 번째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가 일본 남부 구마모토현에 3나노급 생산 설비를 갖춘 반도체 공장 건립을 논의 중이라고 21일 보도했다.

TSMC의 추가 투자는 보조금을 내걸고 첨단 반도체 기업 유치를 추진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주요 성과가 될 전망이다. 3나노 반도체 공장에는 200억달러(약 25조8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일반적으로 이 같은 시설 비용의 약 50%를 부담한다. 리서치업체 트렌드포스의 조앤 치아오 애널리스트는 “일본이 반도체 재료와 기계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 TSMC의 확장을 위한 매력적인 입지”라고 말했다.

추가 공장 건립이 현실화하면 구마모토현은 동아시아의 핵심적인 반도체 생산 허브로 떠오를 전망이다. TSMC는 현재 소니그룹과 덴소의 투자를 받아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 말부터 12나노급 칩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번째 공장 인근에 건설 중인 제2공장에선 2025년 5나노급 반도체가 생산될 전망이다.

TSMC가 일본 3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위험성이 높아져 엔비디아와 애플 등 해외 고객사들이 생산 거점을 대만 섬 이외 지역으로 다변화할 것을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TSMC는 일본 외 미국의 두 곳을 비롯해 독일에도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